[일요신문] 브라질 리우 그란데 도 술의 수도이자 최대 도시인 포르투 알레그레에 위치한 ‘그린 터널’은 수백 그루의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어서 마치 밀림을 방불케 한다. ‘루아 곤칼로 데 카르발료’라고 불리는 이 거리를 걸으면 이 곳이 도심인지 밀림인지 헷갈릴 정도다.
길이 500m인 이 도로의 양 옆에는 100그루가 넘는 타후아나 나무가 길게 늘어서 있고, 어떤 나무들은 건물 7층 높이까지 뻗어 있기도 하다. 일부 현지 노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 도로에 나무를 심은 것은 1930년대 인근 양조장에서 일하던 독일인들이었다.
하지만 이 거리가 지금까지 울창한 모습을 보존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노력 덕분이었다. 지난 2005년 한 차례 위기가 찾아왔을 때가 특히 그랬다. 당시 도로 인근에 쇼핑몰이 건설되면서 일부 나무들이 베어질 위기에 처하자 주민들이 힘을 합쳐 이를 반대하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였던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결국 당시 시장이었던 호세 포가사가 이 거리를 ‘도시의 역사적, 문화적, 환경적인 명소로 개발한다’는 법령에 서명하면서 보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덕분에 2008년 포르투갈의 한 생물학자가 블로그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라고 소개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졌고, 현재 많은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죽기 전에 한 번쯤 가봐야할 도로’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출처 ‘어뮤징플래닛’.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