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 부산신용보증재단(부산신보) 이사장의 ‘카톡 갑질’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단체 채팅방에서 밤새 폭언을 퍼부은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던 이 이사장의 사표가 아직까지 수리되지 않은 탓이다. 지난해 9월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이 이사장의 모습. 사진=부산시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와 부산신보 노조는 22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이사장 사표 즉각 수리를 요구했다. 노조는 “부산시장의 이병태 이사장 해임거부는 시정책임을 내팽개치고 제식구만 감싸겠다는 형태의 전형이며 기관장들의 위법, 인권말살, 노동탄압에 대한 면죄부를 준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이 밤샘 폭언을 한 것은 지난 8월 28일, 이 사실이 알려진 것은 지난 9월이다. 해당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며 파문이 일자 이 이사장은 지난 9월 10일 부산시에 사표를 제출했다. 같은 날 오거돈 부산시장은 이 이사장의 갑질 행위에 대해 엄정한 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관련기사 낙하산 타고 내려와 노조와 부딪치더니 결국…).
그러나 부산신보 내부에서는 이 이사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채로 부산시가 감사를 진행하는 것에 대해 비판이 제기됐다. 부산시가 감사를 진행하는 동안 이 이사장이 매일 정상 출근한 탓에 피해를 입거나 문제를 제기한 직원들과 마주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부산시가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징계 차원으로 사건을 마무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이 이사장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오거돈 부산시장 캠프에서 활동한 바 있다.
부산신보 한 직원은 “부산시가 지난 9월부터 감사를 진행했지만 아직까지도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며 “임명 당시부터 오 시장의 ‘낙하산’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만큼, 부산시가 감사를 할 때에도 감사 방향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부산시의 감사 과정에서 이 이사장의 갑질보다 ‘식물재단’이라는 이 이사장의 발언에 맞춰 감사가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는 설명이다.
부산신보 직원들은 지난 11일부터 부산시청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지만, 부산시는 아직까지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부산신보 노조 관계는 “시에서 아직 통보는 없었지만, 시에서 이사회를 통해 징계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알고 있다. 솜방망이 처벌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부산시 공보담당관실 관계자는 “감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공유받은 내용이 없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