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국악원 관형악단 정기연주회 ‘본’ 포스터
27일 저녁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연지홀에서 열리는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이태근) 관현악단(단장·지휘 권성택) 정기연주회 ‘本(본)’은 전통음악의 원형이 살아있는 유기적인 창작음악을 통해 국악관현악의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번 무대는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이 전통을 근본으로 한다는 의미의 국악관현악 ‘本’을 연작으로 기획한 것으로 지역의 작고명인을 조명하고 전북의 문화와 전통을 소재로 창작해 전북의 컨텐츠를 만들어 내기 위한 것이다.
만정 김소희와 신쾌동 명인의 자취와 최고의 전통음악인 시나위와 전라삼현의 극치를 그리고, 전북의 토속민요와 동학농민혁명의 상징 새야새야를 풀어낸다.
KBS 국악대상과 대한민국 작곡상을 수상한 지역 작곡가 백성기를 비롯 미국 하와이대 작곡·이론 교수 토마스 오스본(Thomas Osborne), 한국음악계의 주목을 받고있는 4인의 젊은 작곡가 박정규, 정송희, 김기범, 김백찬 등의 초연 창작곡을 선보인다.
국악관현악 여섯 곡은 처음 선보이는 위촉 창작곡으로 향토색 짙은 레퍼토리로 구성된다. 박정규의 ‘시나위 INCONTRI’와 우석대 교수 백성기의 ‘전북 토속민요와 관현악’, 하와이대 작곡·이론 교수 토마스 오스본의 신쾌동류 거문고산조 협주곡 ‘오름(Ascent)’, 앙상블시나위 동인 정송희의 창과 관현악 ‘임따라 갈까부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단원인 김기범의 전라삼현육각 주제에 의한 ‘弄’, IamMusic 대표 김백찬의 ‘꽃으로 피어나리’ 등은 탄탄한 하모니는 물론 아름다운 선율과 신선한 감동이 넘치는 무대로 기대를 모은다.
거문고 김무길 명인과 판소리 안숙선 명창, 승무 문정근 명무 등 인간문화재와 창극단 차복순, 최삼순, 문영주, 이연정 명창 등이 함께 만드는 품격 높은 협연무대는 수준 높은 예술적 기량과 함께 전북 전통예술의 뿌리와 미래를 동시에 엿볼 수 있는 귀한 자리이다.
첫 번째 곡, 박정규 ‘시나위 INCONTRI’
첫 번째 곡은 박정규 작곡의 국악관현악을 위한 ‘시나위 INCONTRI’. 서로 다른 선율이 처음에 이질적이고 불협으로 들리지만 시간이 경과됨에 따라 동질감이 느껴지도록 했다. 화성재료보단 오히려 박자, 리듬에 초점을 맞춰서 곡의 아이디어를 찾았다. 다양한 박자들의 변화를 통한 긴장도 조절을 했다.
박정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신진예술가 지원사업에 선정돼 Ensemble TIMF의 연주로 개인 작곡발표회를 가진 바 있으며 현대음악을 비롯해 합창음악과 전통음악의 다양한 장르로 전 세계에서 초연되는 등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젊은 작곡가이다.
두 번째 곡, 백성기 ‘전북 토속민요와 관현악’
두 번째는 백성기 작곡의 전북 토속민요와 관현악이다. 전북지역은 평야가 많아 전해오는 들소리가 매우 풍부하며 가락과 가사에 있어 순박함과 해학스러움이 묻어난다. 작곡자는 전해오는 가사와 가락을 참고해 관현악반주에 의해 메기고 받는 가창 방식으로 특별한 기교를 사용하지 않고 특유의 맛과 멋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백성기는 KBS 국악대상과 대한민국 작곡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우석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협연에 창극단 차복순, 최삼순, 문영주, 이연정 명창 등이 무대에 오른다.
세 번째 곡, 토마스 오스본(Thomas Osborne) ‘오름(Ascent)’
토마스 오스본 작곡의 신쾌동류 거문고산조 협주곡 ‘오름(Ascent)’은 원곡을 존중하고 부각시키면서 산조가 다양한 리듬 패턴(장단)과 함께 더욱 활기를 띤다. 이 작품의 전체적인 궤도는 깊은 곳에서부터 시작하여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높이 이동하는 오르막의 하나이다.
토마스 오스본은 전세계 민족음악에 깊은 관심과 조예를 갖고 있으며 한국, 일본, 중국 등 다양한 전통 악기를 위한 작품을 써왔다. 현재 하와이대 작곡·이론 교수 및 한국학 연구소 부교수진으로 재직하고 있다.
협연에는 국가무형문화제 제16호 거문고 산조 전수조교이며 지리산 운상원 소리터에서 후진을 양성하고 있는 김무길 명인이 연륜 깊은 거문고 음악세계를 만끽하게 해 줄 것이다.
네 번째 곡, 정송희 ‘임따라 갈까부다’
정송희 작곡의 창과 관현악 ‘임따라 갈까부다’는 만정 김소희 명창을 추모한 곡이다. 안숙선 명창은 ‘갈까부다’ 대목에 스승에 대한 그리움과 삶에 대한 존경을 담는다. 갈수 없는 길일지라도 나도 따라가려는 숙명적인 인연은 레퀴엠과 같은 웅장하고도 아름다운 길로 해석해서 중모리 장단은 장엄한 행진의 이미지로 그려진다.
협연에는 대중적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우리 시대의 소리꾼, 안숙선 명창의 농익은 소리로 스승에 대한 그리움을 전한다. 정송희는 KBS 국악 대상(연주단체 부문)을 수상했으며 KBS 국악관현악단 30주년 기념 위촉곡을 비롯해 아르코 창작음악아카데미 ‘천궁의 길’ 등을 발표했다. 현재 ‘앙상블 시나위’ 동인으로 활발한 작곡 활동을 하고 있다.
다섯 번째 곡 김기범 ‘弄’
김기범 작곡의 전라삼현육각 주제에 의한 ‘弄’(원작/전태준)은 전라북도 무형문화제 제46호 전라삼현육각(全羅三絃六角)을 주제로 했으며 원래의 피리, 대금, 해금의 편성에 국악관현악이 더해져 한층 다채로운 색을 가지게 됐다. 저음부의 확장을 위해 서양악기인 콘트라베이스가 첨가됐고 장구와 좌고를 기본에 두고 베이스드럼과 심벌이 첨가되어 더욱 극적인 효과를 만들어 낸다.
작곡가 김기범은 국립극장 창작공모 당선(국악관현악 부문)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조수미가 부른 ‘아리아리랑’ 편곡 등 다수의 곡을 작곡했다. 현재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단원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협연에는 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52호 전라삼현승무 보유자인 문정근 명무가 승무의 매력을 선보인다.
여섯 번째곡, 김백찬 ‘꽃으로 피어나리’
백찬의 ‘꽃으로 피어나리’가 마지막을 장식한다. 부재는 ‘새야 새야 주제에 의한 환상곡’이다. 파랑새는 일본군을, 녹두꽃은 전봉준을, 청포장수는 백성들을 의미하는 노래로 전체적으로 단 3개의 음만을 사용하며 만들어 진 점이 특징이다.
구한말 최초의 항일의병운동이었던 동학농민혁명의 뜻을 기리기 위해 동학농민혁명이 지향했던 정신을 되짚어보고 그 고귀한 정신을 생각하며 한 사람, 한 사람의 희생이 꽃으로 피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김백찬은 영화 ‘쌍화점’과 롯데월드 어드벤쳐 30주년 기념 퍼레이드 작곡 및 음악감독을 맡았다. 현재 IamMusic 대표로 한국음악 발전에 힘쓰고 있다.
관현악단 권성택 단장은 “이번 정기연주회‘本’을 통해 전통이 살아 숨쉬는 창작곡의 진한 풍미를 맛볼 수 있길 바란”며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의 작곡가와 소통하며 국악관현악의 확장과 새로운 레퍼토리 창출에 노력 중인 관현악단의 행보에 기대를 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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