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월 2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엿새째 단식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월 25일 오전 황 대표를 만나기 위해 청와대 사랑채 앞을 찾아왔다. 이 대표의 등장에 황 대표 지지자들은 “여기 올 자격도 없다”며 항의했다.
이 대표는 황 대표가 있는 천막 안으로 들어가 잠시 이야기를 나눴지만, 5분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가 기력이 없어서 거의 말을 못하는 것 같다”며 “빨리 단식을 중단하고 저랑 대화 좀 하자”고 말했다.
앞서, 지난 22일 오후에는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황 대표를 만나 지소미아 연기 관련한 대화를 나눴다. 강 수석은 “우리 정부가 3개 소재 부품에 대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WTO(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한 걸 정지하겠다고 했고, 지소미아(한일군사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을 정지한다. 국장급에서 (한‧일 간) 대화를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황 대표는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 수석은 “수출 규제와 지소미아는 국익의 문제였는데 대표께서 많이 고심해주셨고 이렇게 추운데 단식까지 해줘서 한편으론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강 수석은 25일로 예정된 한‧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 환영 만참 참석을 요청하며 “대표님 단식을 풀어주십사…”라고 말했다.
24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황 대표를 찾았다. 이 총리는 황 대표와의 대화 종료 뒤 “건강 상하시면 안 되니까 걱정을 말씀드렸다”며 “황 대표가 이렇게 고행을 하는 그 충정을 잘 안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어떤 이야기를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자신의) 말씀을 잘 전해달라고 했다”고 답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