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광주] 이백상 기자 = ‘뒷북단속’ 논란을 빚고 있는 광주시가 농지를 불법 전용해 골프 퍼팅 연습장으로 조성한 A골프장에 대해(일요신문 11월 17일자 온라인)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임야에 개설된 카트도로에 대해선 현황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시의 ‘단속의지 부족’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퍼팅 연습장으로 불법 조성된 농지의 소유주가 A골프장 소유주인 A레저개발주식회사로 밝혀져 농지 편법 취득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농지는 소유 제한법에 따라 법인 취득이 불가능하다.
26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시는 곤지암읍 이선리 507번지 농지를 불법 전용해 퍼팅 연습장과 벙커샷 연습시설, 골프장 단지 내 도로 등을 조성한 A골프장에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시는 복구기한 내에 원상복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고발조치한다는 방침이다. 또 시 체육과는 사업계획 승인을 받지 않고 골프장 부지를 불법 확장한 부분에 대해서도 고발여부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허가받지 않은 임야(507의 1번지)에 카트도로가 개설돼 있다는 본지 보도에도 불구하고 시 관련부서는 이날 현재까지 현황파악조차 못하고 있어 단속의지 부족 논란을 사고 있다. 해당 임야에는 A골프장 EAST코스 1번 홀로 향하는 카트도로가 나 있다.
시 관계자는 “(임야를 불법 훼손한) 카트도로에 대해 알아보겠다”며 “(불법 사실이 확인되면)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고 기한 내 이행을 하지 않으면 고발조치 하겠다”고 밝혔다. 시 집행대로라면 A골프장 클럽하우스 옆 퍼팅 연습장과 카트도로는 사라지게 된다.
골프장 법인이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현행법상 농업법인 외의 법인은 농지를 소유할 수 없지만 A레저개발주식회사는 불법 퍼팅 연습장으로 운영 중인 농지를 지난 2007년 8월부터 소유하고 있다.
법인의 농지 소유에 대해 골프장 측은 “전임자들이 해 놓은 거라 잘 모르겠다”고 했고, 광주시는 “어떻게 해서 법인이 농지를 소유하게 됐는지 확인 중”이라면서 “처분 대상 농지는 맞는 거 같다”고 말했다.
법인이 농지를 불법 취득했을 시 관할 지자체는 처분명령을 내리고 기한 내에 처분하지 않으면 공시지가의 20%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도록 돼 있다.
10여년 넘게 법인이 농지를 소유하고 있고, 3년 동안 대규모 농지가 불법 전용된 데다 10년 가까이 임야에 카트도로가 개설돼 골프장 부대시설로 운영되고 있지만 광주시의 단속은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아 단속행정의 난맥상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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