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좋은 일자리 도시 국제포럼’ 포스터. 사진=서울시 제공
[일요신문] ‘2019년 좋은 일자리 도시 국제포럼’이 12월 3일과 4일 양일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개최된다.
서울시는 최근 들어 노동정책에 대해 도시가 직접 나서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짐에 따라, 이에 부응하기 위해 도시에 특화된 다양한 노동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좋은 일자리 도시 국제포럼’도 그 일환으로 지난 2017년부터 도시 간 선도적 정책 공유를 통해 노동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개최되고 있다.
올해 포럼의 주제는 ILO 100주년 보고서를 기반으로 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일”로 정했다.
서울시, 광주시 등 국내도시는 물론 뉴욕, LA, 파리, 상파울로, 퀘벡주, 웰링턴, 리버풀, 부다페스트, 리스본, 방콕, 콜롬보 등의 해외도시 등 40여 개 도시가 참여하는 이번 포럼에서는 평생교육, 공정한 임금, 보편적 노동권 보장, 산업안전 등 급변하는 노동환경 내에서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도시의 역할과 과제를 집중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이틀간의 세션은 ▲보편적 사회적 보호와 권리보장 ▲괜찮은 임금과 평등한 노동시장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 실현 ▲플랫폼노동과 미래의 일을 주제로 열린다.
세션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서울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플랫폼노동자와 프리랜서노동자의 노동권 보호에 관해 ‘뉴욕(미국)’이 프리랜서 조례 운영 방안을, ‘파리(프랑스)’가 플랫폼노동자 보호 대책을 공유한다.
ILO 100주년 선언문에 채택된 작업장 안전과 노동자보건권리 신장에도 초점을 맞췄다. 안심병가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샌안토니오(미국)’와 유급병가조례를 통해 노동현장을 개선하고 있는 ‘피츠버그(미국)’가 각각 정책을 발표하며, ‘부다페스트(헝가리)’와 ‘리스본(포르투갈)’도 안전한 노동현장을 만들기 위한 경험을 전한다.
이외에도 괜찮은 임금과 평등한 노동시장에 대해서도 다뤄진다. 먼저 ‘퀘백주(캐나다)’가 부모 보험제와 아버지의 육아휴직 제도인 ‘대디 쿼터(daddy quata)’ 사례를 발표하며, ‘웰링턴(뉴질랜드)’이 동일노동-동일임금정책, ‘LA(미국)’가 부모휴가제도 추진 성과를 밝힌다. ‘탐페레(핀란드)’는 기본소득 관련 정책과 실험결과를 공유한다.
올해 포럼의 기조연설은 영미권 베스트셀러 ‘노동 없는 미래’ 의 저자 팀 던럽(Tim Dunlop)이 ‘일, 부(富) 그리고 괜찮은 삶, 테크놀로지가 노동의 의미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호주 정치철학가인 ‘팀 던럽’은 기술과 로봇이 사람의 일을 대체하는 노동 없는 미래는 인류역사상 가장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시간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AI, 로봇 등으로 발생하는 ‘기술실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본소득과 노동시간 단축 등 정부와 도시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자료사진. ‘2018년 좋은 일자리도시 국제포럼’ 폐막식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을 비롯한 국내·외 15개 참석 도시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서울시 제공
포럼 기간 참여도시들을 중심으로 노동 분야 첫 도시 간 국제기구인 ‘좋은 일자리 도시협의체(Decent Work City Network, 이하 DWCN)’가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 출범한다.
DWCN은 노동 분야 최초의 도시 간 국제기구로 공동 협력과 연대를 통해 ILO(국제노동기구) 좋은 일자리 요건을 반영한 ‘도시노동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로, 서울시가 주도해 지난 2년여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국내·외 40여 개 도시가 참여한 가운데 창립된다. ‘도시노동모델’이란, ILO(국제노동기구)의 좋은 일자리 4대 요건인 ▲고용 ▲일터에서의 권리 ▲사회적 보호 ▲사회적 대화를 중심으로 노동자의 권익이 보호되는 더 나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도시 차원의 실천모델이다.
DWCN의 설립은 ‘2017년 좋은 일자리 도시 국제포럼’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가이 라이더 ILO사무총장에게 ‘좋은 일자리 도시협의체’ 구성을 제안했고, 이 내용을 담은 서울선언을 ILO와 함께 발표하면서 추진이 시작됐으며, 지난해 ‘2018년 좋은 일자리 도시 국제포럼’에서 참여한 도시들 간 협의체 구성에 뜻을 모아 올해 창립총회를 갖게 됐다.
국제노동기구(ILO)와의 협력을 통해 세션 후 ‘도시정부라운드테이블’에서 이어지는 DWCN 창립총회는 도시노동자에 특화된 노동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협력을 통한 상생을 다짐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이 자리에는 토모코 니시모토 ILO 아태사무소장이 직접 참석해 도시협의체 창립을 축하하고 공식적인 지지를 보낼 예정이다. 12월에 개소하는 DWCN 사무국은 협의체 참여도시 발굴 및 관리업무와 도시노동모델 개발을 위한 정책 분석, 분과 및 대륙별 심포지엄과 국제포럼 개최 지원 등의 역할을 맡게 된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는 DWCN와 ILO 아시아태평양사무소가 도시들의 좋은 일자리 실현과 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상호협력과 지원, 공동연구 등을 골자로 한 MOU도 체결할 계획이다.
올해 좋은 일자리 도시 국제포럼 및 DWCN 창립총회와 관련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급변하는 노동시장 내에서 도시의 역할이 점차커지고 있고 노동자 보호라는 사회적 요구 또한 증가하고 있다”며 “도시 간 정책 공유를 넘어 긴밀한 협력과 유대로 전 세계 노동자가 체감할 수 있는 도시노동모델을 개발·확산하는 것이 좋은 일자리 도시협의체(DWCN)의 역할이며, 서울시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좋은 일자리 도시 서울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손시권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