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상금왕 고진영은 이번 시즌 4개 대회에서 우승을 하며 공식상금 277만 3894달러를 기록했다. 사진=갤럭시아 SM 제공
수십억 원이 넘나드는 상금을 따냈지만 공식적인 금액에 비해 이들이 손에 쥐는 돈은 당연히 적을 것이라는 게 조세전문가의 전언이다. 한백세무회계사무소 최원섭 대표세무사는 “일단 현지에서 받은 상금은 원천징수되는 금액”이라면서 “소득이 발생하는 그 장소의 세율을 따른다”고 설명했다. LPGA 투어 대회가 주로 열리는 미국 현지는 미국 연방정부로 내는 세금 외에 각 주별로 다른 세율이 적용된다. 캘리포니아(13.30%)는 높은 세율이 책정된 반면 텍사스, 네바다, 플로리다 등은 별도의 지방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최원섭 세무사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스포츠 스타들이 종종 텍사스를 본거지로 삼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초대형 FA 계약을 맺은 선수들(박찬호, 추신수)의 행선지는 공교롭게도 모두 텍사스였다.
예를 들어 이정은이 우승한 US 오픈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열렸기에 7%의 지방세가 징수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단일대회 최고 상금을 기록한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자 김세영은 우승과 동시에 행운도 잡았다. 대회가 별도의 지방세가 붙지 않는 플로리다 주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LPGA 투어는 ‘글로벌 투어’를 지향하기에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도 대회가 열린다. 이에 따라 수입에 대한 세금은 또 달라진다.
최원섭 세무사는 “미국 현지에서 원천징수를 하고 상금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국내에서도 추가적으로 세금이 부과된다. 세금 신고를 하면서 미국에서 낸 세금을 증명하면 일부 공제되는 부분도 있다”면서 “한국이나 미국 모두 최고 수준의 투어 선수들은 최고 세율을 적용 받는다. 두 나라 모두 최고 세율 기준이 5억 원 내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물론 선수 개개인에 따라 내는 세금도 당연히 제각각일 것이다. 비용 처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도 많다. 통상적으로 LPGA 상위권 선수 같은 고소득자의 경우 수익의 절반 정도는 세금으로 낸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LPGA 올해의 상금왕 고진영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고소득자라서 세금을 많이 낸다. 주변에서 ‘우등생’이라고 한다”며 너스레를 떤 바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