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서 리그 우승컵을 놓친 울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1일 오후 3시 울산은 포항 스틸러스와 리그 최종전을 치렀다. 리그 1위를 달리던 울산은 무승부만 거둬도 14년 만에 리그 우승컵을 거머쥐는 상황이었다. 지난 라운드에서 김태환, 믹스가 경고를 받으며 결장한 게 변수였지만, 울산은 최선의 라인업을 꾸렸다. 포항 역시 라이벌 울산에 우승컵을 쉽게 내주지 않겠다는 각오로 정예 멤버를 꾸렸다.
비가 추적추적 내렸던 울산, 하늘이 울산을 돕지 않았다. 26분, 윤영선이 울산 진영에서 드리블하다가 상대 압박에 공을 뺏겼다. 이후 포항의 송민규가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를 맞고 완델손에게 흘렀다. 완델손은 이를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원정에서 0-1로 앞서갔다.
그러나 울산의 집념은 강했다. 34분, 김보경이 중앙에서 주니오에게 스루패스를 찔러줬다. 주니오가 수비와의 몸싸움을 이겨낸 후 강현무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아름다운 칩슛을 성공시키며 동점을 만들었다.
양 팀은 전반전 남은 시간 치열한 공방전을 주고받았지만, 득점은 터지지 않고 후반으로 넘어갔다. 후반전 포항의 공세가 매서웠다. 54분, 포항의 코너킥 상황에서 시도한 헤더 슈팅이 골대를 맞았다. 재차 이어진 슈팅을 김승규가 막았지만, 일류첸코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마무리 지으며 1-2로 포항이 앞서갔다.
다급해진 울산은 포항을 두드렸지만, 포항 수비는 단단했다. 강현무 골키퍼와 포항 수비진은 몸을 던지며 울산의 파상공세를 막았다. 울산이 급해지자 자멸했다. 87분, 김승규가 골대를 비우고 나와서 드로잉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 드로잉이 포항 허용준에게 향했고 허용준이 이를 빈 골대에 침착하게 넣으며 점수 차이는 2점으로 벌어졌다.
경기 막바지 울산은 완델손을 수비하는 과정에서 파울을 범했다. VAR 판독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팔로세비치는 페널티킥을 깔끔하게 성공시켰고 그 순간 경기는 종료됐다. 1-4 포항의 완승이었다.
울산은 비기기만 해도 되는 상황에서 대패하며 눈앞으로 다가온 우승컵을 놓쳤다. 2013년 최종전 포항과의 동해안 더비에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었던 과거 모습의 데자뷰다. 이로써 2019시즌 K리그1 우승컵은 전북 현대의 몫이 됐다.
서정호 객원기자 tjwjdgh9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