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따르면 숨진 검찰수사관은 검찰 수사 직후 옛 동료에게 “앞으로 힘들어질 것 같다”고 털어놨다. 사진은 청와대 전경. 사진=일요신문DB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어떤 이유에서 그러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없었는지, 그 이유가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며 “민정비서관실 업무와 관련된 과도한 오해와 억측이 고인에 대한 심리적 압박으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깊이 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피의사실 공표가 A 씨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졌다는 추론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A 씨는 민정비서관실 B‧C 행정관과 총 3차례 전화통화를 했다. 첫 검찰 수사를 받은 직후인 11월 24일 ‘울산 고래고기 사건’ 현장조사를 함께 했던 B 행정관에게 “앞으로 내가 힘들어질 것 같다. 내가 감당해야 할 것 같다. 당신과는 상관없고, 개인적으로 감당해야 할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21일에는 C 행정관과의 통화에서 “울산지검에서 오라는데 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우리는 고래고기 때문에 간 적밖에 없는데 왜 부르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B 행정관은 이에 대해 “‘김기현 사건’에 대해 당시 몰랐고, 관심도 없던 사안”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 대변인은 “고인은 ‘울산 고래고기 사건’에 대한 현장 대면 청취 때문에 내려간 것”이라며 “‘백원우 첩보 문건 관여 검찰 수사관’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특감반원’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허위이자 왜곡이다. 고인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울산 고래고기 사건은 2016년 5월 25일 울산경찰이 불법 포획된 밍크고래를 판매한 총책과 식당업자 등 6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지만, 환경단체가 검찰이 압수한 30억 원대 고래고기를 업자에게 돌려줬다고 폭로하며 불거진 고래고기 환부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DNA 분석으로는 합법과 불법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압수된 고래고기를 유통업자에게 돌려준 것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고, 경찰은 반대 입장을 보이며 양측의 갈등이 고조됐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