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국회에서 표창원 의원이 발의 준비 중인 형사소송법 개정안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박은숙 기자
미제로 남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이 잡히며 ‘재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다. 수사기관의 강압수사와 사법부의 잘못된 판단은 무고한 시민의 옥살이로 이어진다.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사건, 수원 노숙소녀 살인사건 등의 오심 피해자는 재심을 통해 새 삶을 찾았다.
표창원 의원은 현행 형사소송법의 재심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해 피해자 구제가 어렵다는 점에서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오심 피해자들은 재심을 이끌어 내는 데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한다. 개정안은 현행 재심제도를 보완해 원판결의 잘못된 결론을 시정하도록 절차적 실효성을 제고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재심 개정안에는 △법관 제척사유 추가 △재심 증거사유인 신규성의 완화 △재심청구권자 범위 확대 △재심개시결정시 형집행정지 의무화 △검사의 재심개시결정에 대한 증시항고 사유 제한 △법원의 재심개시결정 확정 소요시간 제한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는 ‘새로운 증거가 발견된 때’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누구’에 의해 새로 발견된 것인지는 규정하지 않고 있다. 개정안은 ‘법원’에서 새로 발견된 때로 재심사유를 규정했다. 피고인이 과실로 제출하지 못한 증거까지도 재심 사유인 신규성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
박준영 변호사는 증거의 신규성에 대한 2009년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정과정에 대해 “당시 나온 소수의견이 정의의 관념에 더 부합한다고 본다”며 “재심을 청구한 피고인에 대해서도 새로 발견된 증거여야 한다는 재심 개시 기준은 피고인에게 명백히 불리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문상현 일요신문 기자는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형사법의 대원칙에 따라, 재심이 피고인의 인권보호를 위해 보다 넓게 인정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재은 기자 silo123@ilyo.co.kr
유하영 인턴기자 yhy0706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