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가까운 디자인이 돋보이는 할리데이비슨 전기 자전거 프로토타입
- 일상에 가까운 전기 자전거
할리데이비슨은 색깔이 강한 브랜드다. 아메리칸 크루저 브랜드라고 설명해도 크게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할리데이비슨은 아메리칸 크루저 장르 안에서라면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만들어왔다. 반면 이미지가 확실한 만큼 브랜드 확장에 보수적이었는데 최근 할리데이비슨은 전기 모터사이클 라이브와이어나 대형 듀얼퍼퍼스 팬아메리카 그리고 스트리트 네이키드 브롱스까지 연이어 공개하며 기존의 색깔과 장르를 넘어 진보하고 있는 중이다.
2019 밀라노 모터사이클 쇼 현장 공개 모습
전기 자전거 출시는 할리데이비슨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최근 완성차 브랜드에서 퍼스널 모빌리티를 선보이며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대해 브랜딩을 전개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런 전략과 맥을 함께한다. 일상에서도 할리데이비슨을 라이프스타일 자체로 소유하고 즐길 수 있게 된 셈이다.
모터사이클 핸들바와 유사하게 생긴 점이 눈길을 끈다
이번에 공개된 전기자전거 프로토 타입은 페달 어시스트를 채택했다. 라이더는 페달을 돌려 자전거를 운행하게 되며 일정 상황에서 전기모터가 보조 동력으로써 작동하는 방식이다. 라이더가 적극적으로 동력을 조작할 수 없는 방식이어서 조작하는 즐거움이라던가 달리는 것 자체에 재미를 느끼는 모델이라기보다 할리데이비슨을 브랜드로서 일상에서 소유하고 즐기는 데에 목적을 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페달 어시스트 방식으로 동력을 전달한다
디자인은 간결하다. 프레임은 일직선으로 획을 툭툭 그은 것처럼 시원하면서도 힘이 느껴진다. 바퀴 두 개를 이은 선에 멋지게 디테일을 표현하는 것은 모터사이클 디자인에서도 핵심요소 아니던가. 바앤드실드(할리데이비슨 CI가 막대기와 방패 같은에서 비롯한 애칭) 마크를 앞쪽에 배치한다던가 핸들바의 모양이 영락없이 할리데이비슨을 떠올리게 한다거나 하는 작은 부분에서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는 것이 느껴져 좋았다.
일상과 가까운 곳에서 나의 이동을 책임져줄 퍼스널모빌리티이자 오너 라이더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기에도 좋은 아이템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전기 마운틴 바이크 MIG-S 주행사진 [두카티 프레스]
- 익스트림 스포츠까지 즐길 수 있을까
할리데이비슨만큼 두카티 역시 강력한 브랜드 색깔을 갖고 있기는 마찬가지. 상징적인 붉은색 브랜드 컬러와 강력한 슈퍼스포츠 퍼포먼스로 일반인들에게 줄곧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와 비교되는 모터사이클 브랜드다. 더 빠르고 강력한 레이스 머신과 공도용 슈퍼스포츠 머신에 집착하고 있는 두카티에서 만든 전기 자전거라니 궁금증이 생긴다.
2019 밀라노 모터사이클 쇼에서 전시된 MIG-S
두카티는 지난 2018년부터 전기 마운틴 바이크를 공개하며 전기 자전거 쪽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점쳤는데 올해는 3대의 뉴모델을 선보이면서 신사업 분야 개척에 힘을 실은 모양새다. 전기 자전거 라인업은 이탈리아 전기자전거 제작사 THOK와 협업하여 두카티 브랜드로 판매되는 제품이다. 전기 자전거 제작 노하우에 두카티의 스포츠 퍼포먼스 DNA를 조합해 만든다.
전 세계 500대 한정 판으로 출시되는 MIG-RR 리미디트 에디션
지난해 공개된 전기 마운틴 바이크 MIG-RR를 베이스 모델로 한정판 버전인 MIG-RR 리미티드 에디션과 가격 경쟁력을 확장한 모델인 MIG-S을 공개하며 선택권을 넓혔다.
올린즈 쇽업소버가 장착되어 시선을 끈다
전 세계 50대만 한정 생산되는 MIG-RR 리미티드 에디션은 두카티 날렵하면서도 섹시한 디자인에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의 시선을 빼앗는 디테일이 압권이다. 마치 고성능 슈퍼바이크를 한참 뜯어볼 때의 감상이랄까. 두카티 레이싱팀 컬러에 연출한 전후 올린즈 서스펜션, 카본파이버 림과 핸들바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외마디 탄성이 절로 나온다. MIG-S는 시마노 전기 모터 시스템과 마르조치 프런트 포크, 폭스 리어 쇼크업소버가 장착되어 가격 경쟁력을 생각한 모델이다.
스크램블러 두카티의 E-스크램블러는 경쾌한 이미지로 일상 친화적이다
두카티의 하위 브랜드 격으로 젊고 쾌활한 이미지를 담당하는 스크램블러 두카티에서도 전기 자전거를 선보였다. 브랜드 이름을 딴 e스크램블러는 상징하는 노란색과 검은색이 경쾌하게 잘 어울린다. 일상을 염두에 둔 구성으로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 활용이 눈길을 끈다. 25kg의 짐을 실을 수 있는 캐리어가 기본 사양이며, 스크램블러 모터사이클에 장착되는 소프트 케이스를 공유할 수 있는 점도 재미있다.
리어 캐리어가 기본으로 적용된다
모터사이클 브랜드는 앞으로도 전기 자전거를 만들까? 쉽게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최근 분위기로 유추해본다면 모터사이클 브랜드의 퍼스널 모빌리티 도전은 지속될 듯하다. 환경 규제에 따른 내연 기관 시장의 위축이 이륜차 시장에 전기모터 도입 시기를 앞당기는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근거리 통근과 이동을 잠깐의 시간도 모터사이클 브랜드의 감성을 즐기고픈 진짜 라이더들이 있는 한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으로서 수요가 존재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민우 월간 모터바이크 수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