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젝스키스 멤버 강성훈. 사진=강성훈 인스타그램
문제는 강성훈이 인터뷰에서 밝힌 이야기 가운데 사실관계가 다른 것이 더러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이제까지 그의 사건을 주의 깊게 지켜본 대중 사이에서는 “해명보다는 변명으로 들린다”는 지적이 일었다.
가장 큰 건은 역시 그의 ‘대만 팬미팅 취소 사건’이다. 강성훈은 섹션TV와 인터뷰에서 “저를 섭외한 회사가 제 비자를 신청했어야 했다. 아티스트가 아닌 주최 측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며 “(대만 측 공연기획사가) 공연을 기획할 능력을 갖지 않아 처벌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건에서 강성훈이 실질적으로 해명해야 할 것은 후니월드(강성훈의 개인 소속사이자 개인 팬클럽) 실운영자이자 그의 사실혼 관계 여자친구로 알려진 박 아무개 씨의 행적과 ‘YG 도용’ 문제다. 해당 공연은 당시 강성훈이 소속돼 있던 젝스키스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가 일절 관여하지 않은 강성훈의 개인 스케줄이었다. 그렇기에 공연 계약의 처음부터 끝까지 후니월드의 ‘제너럴 매니저’로 불리는 박 씨와 강성훈이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MBC ‘섹션TV 연예통신’에 출연한 강성훈. 사진=섹션TV 캡처
이 과정에서 특히 문제가 된 대만 비자 건은 강성훈의 비협조로 불발된 것이라는 게 팬미팅을 주관한 대만 회사 측 입장이다. 지난해 8월 대만 노동부가 대만 회사 측에 강성훈과 관련한 추가 서류를 요구했으나 강성훈 측이 서류 제출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문제의 서류는 강성훈의 ‘정확한 소속사’를 입증하기 위해 필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노동부는 지난해 3월 강성훈이 YG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대만에서 팬미팅을 진행했으나 5개월 만인 8월 소속사가 바뀌었음을 지적했다. 이중 소속사인지, 그렇지 않으면 소속사가 변경된 것인지 소명해 달라는 것이다.
대만 회사 측이 이 같은 사실을 전달하자 강성훈과 박 씨(후니월드)는 “우리 쪽에서 YG로부터 (대만 노동부가 요구하는) 답변을 받아낼 수 있다. 직접 얘기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런 뒤 이들은 “YG로부터 ‘강성훈의 대만 팬미팅 관련 문제점에 대해 모든 내용 및 자료를 전달받았다. 원만한 해결이 안될시 모든 것을 위임받아 피해 상황에 같이 대처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받았다”며 대만 회사 측을 압박했다.
이 외에도 후니월드 측은 “한국 변호사를 선임해 우리가 YG에 (서류 발급) 요청을 해 보겠다”는 대만 회사의 말에 “그렇다 하더라도 후니월드와 강성훈의 동의하에서 발급이 가능하며, YG 측에서 임의로 발급해줄 수 없다”, “이미 YG도 현 상황을 알고 있으며 이 행사에 대한 권한은 YG에 없고, 아티스트님(강성훈)의 요청 및 의사가 없이는 변호사가 문서를 요청한다 하더라도 저희 허락 없이 발급이 안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일요신문이 입수한 후니월드의 이메일. YG를 언급하고 있다. 사진=일요신문DB
그러나 일요신문 확인 결과 YG는 이와 같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당시 YG는 일요신문의 문의에 “그런 자료 요청을 받은 적도 없고 애초에 (강성훈 측과) 그 문제로 통화 자체를 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관련기사 [단독] 강성훈, 대만 팬미팅 관련 ‘YG’ 도용 문제 불거져…YG “상황 파악 중”). 이후 YG 법무팀이 문제의 메일을 입수해 강경 대응에 나서려 했으나 강성훈의 젝스키스 탈퇴로 흐지부지 종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강성훈이 대만 회사를 상대로 제기했던 사기 및 업무방해 등 고소 건의 불기소 이유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수사기관은 “대만의 대리인을 내세워 고소인(강성훈) 등 취업 비자 신청 내지 보완 과정에 고소인의 비협조 등 원인으로 이 사건 공연(대만 팬미팅)을 하지 못하게 된 것으로 보일 뿐, 업무방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강성훈은 전혀 해명하지 않았다.
2017년 팬들이 모은 1억 원 상당의 기부금을 횡령한 혐의로 피소됐으나 무혐의 결정이 내려진 사건과 관련해서도 강성훈은 석연치 않은 해명으로 지적을 받았다. “일단 사건으로는 혐의없음을 받았다”라며 “제 팬클럽 운영에 문제가 있었다. 정산에서 투명하지 못했다.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해 최종적으로 (약속대로) 기부했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강성훈. 사진=MBC 섹션TV 캡처
당시 강성훈과 그의 개인 팬덤이자 소속사 후니월드는 ‘젝스키스 20주년 기념 상영회’ 개최를 명목으로 젝스키스 팬들에게 총 1억 1062만여 원을 걷은 뒤 이 가운데 6854만 원 상당을 행사에 사용했다. 남은 돈 약 4200만 원이 그들이 애초에 약속한 ‘젝스키스의 이름으로 기부될 금액’이었다. 그러나 이 돈의 행방은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정확히 알 수 없다.
이를 의아하게 여긴 팬들이 후니월드를 상대로 “모금한 돈의 명확한 용처를 밝혀 달라”며 정산 자료를 요구하고 나설 때마다 강성훈이 나서 ‘입막음’을 하기도 했다. 결국 분노한 팬덤이 고소를 하고 난 뒤에야 부랴부랴 사비를 털어 기부를 마친 것이 사건의 전말이다. “정산이 투명하지 못했다”는 정도에서 끝낼 사안이 아니라 강성훈이 불만을 제기하지 못하게 억누를 정도로 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해명은 없었다. 강성훈의 재기에 그의 이전 팬들은 물론, 대중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다.
여기에 더해 ‘대만 팬미팅’ 사건 관계자들과의 민사소송 재판도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더욱이 당시 팬미팅에 참석하기 위해 비싼 돈을 주고 티켓을 구매한 팬들도 대다수 돈을 돌려받지 못한 상황. 강성훈은 대만 회사 측이 모든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회사 측은 현재 티켓값의 약 75%를 환불했으며, 강성훈에게도 일정부분의 책임이 있다는 입장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결국 양측 사이에서 고통받는 건 팬들뿐인 셈이다. 이들에게 ‘최소한의 도리’를 마저 하지 않는 이상, 강성훈의 재기는 앞으로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만 회사 측은 6일 일요신문에 “강성훈은 아직 재판 중인 상황에서 방송을 통해 모든 것을 저희 측의 잘못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섹션TV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오늘 강성훈을 명예훼손으로 추가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강성훈은 대만 회사 측이 자신에 대한 허위사실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유포해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형이 선고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요신문 취재 결과 이 사건에 적용된 법 조항은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확인됐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