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주)상상인은 유준원 상상인 대표가 지분 23.34%를 갖고 있고, 유 대표의 아내 김 아무개 씨가 6.51%, 제이에스앤에스(JS&S)가 2.08%를 갖고 있다. JS&S는 기업경영 자문업체로 김 씨 지분율이 100%다.
상상인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주)상상인은 유준원 상상인 대표가 지분 23.34%를 갖고 있고, 유 대표의 아내 김 아무개 씨가 6.51%, 제이에스앤에스(JS&S)라는 회사가 2.08%를 갖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상상인저축은행 본사. 사진=이종현 기자
2013년 11월 (주)상상인은 15억 원 규모의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전환사채는 채권의 액면 금액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사채를 뜻하며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는 보증 없이 특정인과 거래하는 전환사채다. 당시 (주)상상인은 한중선박기계(현 상상인선박기계) 등 여러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부채비율이 상승했다. 전환사채 발행 직전인 2013년 9월 말 기준 (주)상상인의 부채비율은 440.62%로, 2012년 9월 말 35.49%에서 불과 1년 만에 10배 이상 늘었다.
JS&S는 (주)상상인 전환사채를 매입하면서 적지 않은 이익을 얻었다. JS&S는 2017년 말 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주)상상인 지분 2.0%를 얻었는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얻은 이익이 47억 3871만 원에 달한다. 감사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JS&S의 2017년과 2018년 매출이 0원이라는 것이다. 이전 사업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JS&S는 사업을 통해 돈을 벌어들이는 대신 유 대표 측으로부터 자금을 충당한 것으로 보인다.
JS&S는 2017년 말까지 유준원 대표에게 14억 원 이상의 빚을 지고 있었다. 이후 빚을 일부 상환해 2018년 말 기준 유 대표에게 얻은 빚은 7억 7502만 원으로 줄었지만 유 대표 아내 김 씨로부터 4억 4500만 원의 차입금이 새로 생겼다. JS&S의 현금성자산이 수백만 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유 대표 부부에게 적지 않은 자금 지원을 받은 것이다. 또 유 대표 부부는 사실상 영업활동이 없는 법인을 통해 우회적으로 (주)상상인에 투자한 셈이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JS&S는 2006년 ‘멀티비츠미디어’라는 이름의 광고업체로 설립됐다. 이후 2009년 광고업을 사업목적에서 삭제하고 기업경영 자문업을 추가했으며 2011년에는 사명을 JS&S로 바꿨다. 2009년 7월부터 2012년 7월까지 유준원 대표의 장인 김 아무개 씨가 JS&S의 대표를 맡았고, 현재는 유 대표 아내 김 씨가 JS&S 대표로 있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JS&S는 2006년 ‘멀티비츠미디어’라는 이름의 광고업체로 설립됐으며 현재 유준원 대표 아내 김 씨가 대표로 있다.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상상인저축은행 본점. 사진=이종현 기자
JS&S는 과거에도 주식 투자를 통해 적지 않은 돈을 벌어들인 바 있다. 변동일(계약 체결일) 기준 2014년 12월 31일 JS&S는 장외거래로 25억 2269만 원을 들여 스포츠 의류업체 이스트아시아홀딩스 지분 5.47%를 매입했다. 이틀 후인 2015년 1월 2일 JS&S는 이스트아시아홀딩스 보유 지분 전량을 39억 5798만 원에 매각해 14억 원 이상의 차익을 실현했다. 당시 JS&S는 “단순 투자목적의 주식 장외취득 및 장내처분”이라고 공시했다.
JS&S는 주당 1385원에 이스트아시아홀딩스 주식을 매입해 주당 2173원에 매각했다. 당시 JS&S에 이스트아시아홀딩스 주식을 매각한 S 사는 누적되는 적자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업에 어려움을 겪던 S 사가 보유 지분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비교적 낮은 가격에 매각한 데는 궁금증이 따른다. 거래 직전일인 2014년 12월 30일 이스트아시아홀딩스의 종가는 2490원이었다. JS&S가 곧바로 지분 매각에 성공한 것으로 보아 JS&S 외에도 인수 희망자가 없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또 유 대표 부부는 JS&S를 통해 주식 투자에 나서는 한편 우회적으로 (주)상상인을 지원하고 적지 않은 이익까지 챙겼다.
이와 관련해 상상인그룹의 입장을 요청했지만 6일 오후 4시까지 답변이 오지 않았다. S 사에도 연락을 시도했지만 알려진 전화번호는 없는 번호였고, 홈페이지도 폐쇄돼 있으며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S 사 사무실에도 지난 5일 방문했지만 관계자는 만나지 못했다. 같은 날 서울 서초구에 있는 JS&S 사무실도 방문했지만 건물 관계자는 “미리 약속을 하고 찾아온 게 아니면 이곳에 들어올 수 없다”고 출입을 막았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