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맨’ 출신인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사진=NH투자증권
정영채 대표보다 5년 앞서 대우증권에 입사한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는 2008년부터 CEO(최고경영자)로 활약하고 있다. 올해까지 11년째 교보증권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올해 인사에서 연임에 성공한다면 ‘최장수 증권사 CEO’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현재까지 최장수 증권사 CEO 타이틀을 지키고 있는 경영자 역시 대우증권 출신이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은 2007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투자증권 대표를 역임했다. 정영채 대표와는 입사 동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우증권은 당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고 채권 발행 등 기업금융 분야에서도 큰 두각을 나타냈다”고 회고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그룹 해체 과정에서 대우증권만은 끝까지 지키려고 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룹을 대표하는 슬로건인 도전 정신으로 무장한 대우건설 출신 역시 그룹 해체 이후에도 ‘맨파워’를 앞세워 국내 주요 건설사의 수장으로 활약했다. 한때 건설업계에서 대우건설 출신이라는 이력은 출세의 보증수표로 통용됐다. 그만큼 많은 CEO를 배출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도 대우자동차 출신이다. 사진=임준선 기자
이 밖에 김기동 전 두산건설 부회장, 고 박창규 전 롯데건설 사장, 장성각 전 벽산건설 사장, 윤춘호 전 극동건설, 정태화 전 TEC건설 사장, 정재영 전 대우조선해양건설 사장 등이 대표적인 대우건설 출신 CEO. 박세흠 전 주택공사 사장과 류철호 전 도로공사 사장도 대우건설 출신이다.
증권과 건설 분야 외에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단연 눈에 띈다. 그는 1985년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일하던 중 김우중 전 회장에 눈에 띄어 30대 중반의 나이에 대우자동차 임원으로 파격적으로 영입됐다. 그룹 해체 이후 그는 대우차 재직 당시 동료들을 모아 바이오기업 넥솔을 창업했다. 셀트리온의 시작이었다.
대우맨 모두에게 빛이 드리운 것은 아니다. 일부는 여전히 그룹 해체에 따른 멍에를 벗지 못하고 있다. 김우중 전 회장에게 부과된 18조 원에 달하는 추징금 때문이다. 이 추징금은 김 전 회장과 공범으로 재판에 넘겨진 강병호 당시 사장 등 전직 대우 임원들과 연대해 부담해야 한다.
현재 추징된 금액은 892억 원. 이 중 5억 원 상당이 공동 추징 대상인 대우 임원들을 상대로 집행됐고, 나머지는 김 전 회장을 상대로 추징됐다. 검찰은 김 전 회장과 연대 책임을 지는 임원들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추징금 집행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홍규 기자 bentu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