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MBC ‘사람이 좋다’ 캡처
10일 방송되는 MBC ‘휴먼 다큐 사람이 좋다’ 342회는 ‘소녀시대가 지나간 뒤, 티파니의 홀로서기’ 편으로 꾸며진다.
2007년 데뷔와 동시에 걸그룹 신드롬을 일으키며 전 국민의 사랑을 독차지한 대한민국 대표 걸 그룹 소녀시대.
일명 ‘앙탈 춤’을 추며 소녀가 아니라고 노래하던 10대 소녀들은 발매하는 음반마다 차트 1위를 기록하며 음악은 물론이고 춤과 컨셉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말 그대로 소녀들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소녀시대 열풍, 그 중심엔 리드보컬인 티파니가 있었다.
단발머리, 매력적인 눈웃음으로 남녀노소 팬덤을 구축했던 티파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신의 재미교포 2세다.
티파니는 어린 시절 한인 타운에서 선배가수인 보아의 무대를 보며 가수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열다섯 어린 나이에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국행을 결정할 만큼 K-POP은 그녀에게 강렬한 끌림이었다.
가수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왔지만 한국 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학업과 연습생 생활을 병행해야했고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과외도 열심히 했다.
힘든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티파니는 음악에 대한 사랑으로 열정을 지켰다.
티파니 스스로를 훈련시키며 지내온 3년의 시간은 미국 소녀 스테파니를 소녀시대 티파니로 만드는 혹독한 과정이었다.
소녀시대는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 인기를 구가하는 대한민국 대표 걸 그룹으로 자리매김하며 K-POP의 성공시대를 열었다.
소녀시대의 아시아투어 콘서트는 국외가수 최다 관객기록, 앨범 판매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한류의 선두주자임을 입증했다.
나아가 미국과 유럽시장까지 개척해 한국 가수 최초로 공중파 TV 출연,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노래, 유튜브 뮤직어워즈 수상 등을 통해 국민 걸 그룹으로서 K-POP의 저력을 보여줬다.
활동 기간 동안 왕좌를 지키며 승승장구하던 소녀시대의 티파니는 데뷔 10주년, 돌연 미국행을 선언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티파니는 “10년차가 됐을 때 멤버들과 대화를 많이 했어요. 그동안은 팀으로 활동했지만 각자 인간으로서의 목표는 다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서로 존중하기로 했어요. 저는 미국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얘기했더니 응원해주더라고요. 서로가 하고 싶은 일을 응원해주기로 한 거죠”라고 말했다.
데뷔 10주년, 미국행을 선택했던 티파니는 15세때 떠난 고향으로 돌아왔다. 10여 년간의 걸그룹 멤버 생활은 자신의 고유한 생각과 감정을 드러내는데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던 시간이었다.
여기서 벗어나 솔직한 나를 표현하는데 도움을 받기 위해 티파니는 심리상담을 받았다.
동료 가수들의 잇따른 자살소식에 누구보다 애통해하며 스스로도 마음의 건강을 신경 써 챙기지 않으면 안 될 때라고 느끼고 있다. 외로운 티파니에게 힘이 되어주는 건 바로 소녀시대 멤버들이다.
한국에서 숙소생활을 함께하며 가족처럼 지내온 멤버들은 언제 어디서나 응원을 보내준다. 티파니는 혼자서 방송 촬영을 하고 앨범 녹음을 하는 일에 익숙해지고 있다.
미국에서의 음악활동은 기획사의 도움을 받던 한국에서의 활동보다 훨씬 어려운 점이 많았다. 작사, 작곡부터 시작해 앨범 컨셉트와 뮤직비디오 컨셉트 등 전반적인 콘텐츠 창작에 대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직접 해내는 과정을 거쳐야했다.
그렇기에 티파니만의 음악세계를 더욱 확고히 구축할 수 있었다. 티파니는 그간 이야기하기를 꺼려했던 자신의 신체적 결함인 척추측만증 고백,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기억, 지난 해 아버지의 빚투 사건까지 모두 노래를 통해 고백했다.
그룹 활동 시절 완벽하게 보이기 위해 숨기고 싶었던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과거의 티파니가 음악을 통해 위로와 힘을 얻었다면 현재의 티파니는 자신의 이야기를 곡에 담아 음악을 통해 위로와 힘을 줄 수 있는 아티스트로 거듭났다.
그녀의 진심이 통한 것일까. 티파니의 음악은 한국 가수 최초로 아이하트라디오 뮤직어워즈에서 베스트 솔로 브레이크 아웃상을 수상하며 인정받았다.
팝 아티스트로서 먼저 자리를 잡은 티파니는 또 하나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바로 미국 18개 도시를 도는 ‘버스투어’다.
비행기로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인 미국에서 비행기가 아닌 버스로 18개 도시를 돌며 진행되는 버스투어는 아티스트로서 노래를 부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일링, 무대, 조명 세팅 등 공연 전반적인 프로듀싱을 담당한 티파니만의 색깔이 잘 드러나는 공연이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