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기존 산업과 혁신이 상생할 수 있는 법안이며 제도적 틀 안에서 공정하게 경쟁하도록 입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안 발의에 참여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웅 대표를 향해 “자신만이 혁신가이고 타다만이 혁신 기업이라고 착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감정적 대응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특정 법을 놓고 정부여당과 업체가 정면충돌하는 양상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요신문은 ‘타다 금지법’을 가장 먼저 발의했던 김경진 무소속 의원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앞서 이재웅 대표는 11월 6일 “막말과 가짜뉴스로 국민의 인격권을 훼손하는 발언을 반복하는 국회의원은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라며 김 의원을 명예훼손, 모욕죄, 공무상 비밀누설, 업무방해,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다음은 김경진 의원과의 일문일답.
타다 금지법을 발의한 김경진 의원은 “ 택시 면허만 받고 하면 타다 서비스를 합법이 된다. 그러면 박수해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최준필 기자
―타다는 한쪽에서는 혁신이라고 하고 반대쪽에서는 불법이라고 한다.
“타다를 한번 살펴보자. 타다는 실내 공간은 좀 넓어졌고 고객 요구를 잘 들어주고 방향제로 좋은 냄새가 나고 실내 공간이 깨끗하다. 이런 점은 혁신이다. 그렇지만 여객운송사업을 하려면 반드시 면허가 있어야 하는 여객운수사업법에 의하면 불법이다. 즉 혁신이기도 하면서 불법이다. 둘 다 맞는 이야기다. 그 서비스를 택시 면허만 받고 하면 합법이 된다. 그렇게 되면 막을 생각도 없고 박수해줄 수 있다. 또한 지금 타다의 경우 드라이버가 시급을 받는 시간제 비정규직으로 고용이 불안정하다. 시간제 아르바이트이기 때문에 4대 보험이 일체 가입이 안 돼 있다. 사회안전망에서 소외됐고 사고 났을 때 보험처리도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 택시 면허를 받으면 자연스레 이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타다 측은 택시 면허를 받으면서는 사업을 할 수가 없다고 한다.
“조금 편하다고 해서 타다만 예외로 둘 수는 없다. 정치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모든 사람을 생각해야 한다. 비정규직인 타다 드라이버도 생각해야 하고 기존 면허 하나가 전 재산인 택시 기사도 생각해야 한다. 또한 대중교통 정책도 복합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지금 지역에 따라 개인택시 2부제를 하고, 택시 감차도 지속적으로 유도하고 있는데 렌터카들이 이런 식으로 들어오면 지금까지 감차 노력이 무소용이 되면서 정책 일관성도 없어진다. 그래서 하고 싶으면 택시 면허 받고 하라는 것이다.”
―승차 거부 등 택시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쾌적하다는 측면만 배제하고 본다면 택시 규제만 풀어버리면 차가 넘쳐난다. 그런데 왜 안 푸나. 풀었을 때 소비자들은 편할 수 있지만 도로 사정과 택시 상황을 전체로 봤을 때 낭비와 비효율이 더 많다는 것이다. 불편한 사람들은 그 점만 봤을 때는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정책은 그 모든 걸 고려할 수밖에 없다.”
―고령 택시 기사, 쾌적하지 않은 환경 등 택시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타다를 옹호하게 되는 것 아닌가.
“지금도 일정 나이 이상 고령이 되면 운전면허 적성기간을 짧게 하고 있다. 일본은 고령자 운전면허 회수 정책을 하고 반납하는 경우에는 대중교통에 일정 혜택을 주고 있다. 택시 기사도 똑같이 적용이 돼야 한다. 택시 면허를 반납하는 경우에 보상을 줄 방법을 구상해 볼 수도 있다. 그건 법 제도 안에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타다라는 렌터카 업체가 불법 택시 영업을 하는 방식으로 해결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11월 6일 김경진 의원은 이재웅 쏘카 대표에게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당한 바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이재웅 쏘카 대표에게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를 당했다.
“적반하장이다. 법을 어긴 사람에게 어겼다고 하니 고소를 한다. 일단 경찰에서 고소장이 접수됐다고 했고 답변서를 내라고 해서 써 낼 생각이다. 경찰에서는 그 답변서를 보고 판단해보겠다고 한다. 크게 걱정하지는 않고 있다.”
―이 대표가 고소를 하고 연일 페이스북에도 강경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본인 스스로 궁지에 몰렸다고 생각하기 때문 아닐까 한다. 적지 않은 돈이 투자가 됐을 것이고 만약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지 않겠다고 하면 그 차량부터 감가상각을 감수하고 중고로 팔아야 하지 않겠나.”
―플랫폼 운송 사업자가 되면 어떤 이득이 있나.
“다른 물가와 달리 우리나라 택시요금은 일본은 물론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싼 편이다. 우리도 일정 이상 금액 올리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택시 기사도 많다. 그게 안 되는 건 우리나라 택시는 가격 통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플랫폼 운송 사업자 면허를 받게 되면 가격 통제를 받지 않는다. 택시는 차량도 조건을 걸고 있는데 타다는 미세먼지 주범이라는 디젤 차량이고 새로운 면허에는 차량 규제도 없다. 이재웅 대표는 현재도 검찰이 불법이라고 판단해 기소했고 재판까지 받고 있다. 이를 정부가 어떻게든 양성화, 합법화해주기 위한 특혜 법안을 내놓아도 이 대표는 못 받겠다며 여론전을 하는 게 기가 막힐 따름이다.”
―자율주행차가 나올 때는 어떻게 될까.
“자율주행차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지금은 차량과 기사가 결합된 택시 서비스, 타다 차량과 기사가 결합된 타다 서비스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운전자라는 노동력이 투입되고 그에 따른 보상과 사회안전망을 구상해야 한다. 그런데 자율주행차가 나오면 그때는 택시나 렌터카나 아예 개념 자체가 달라진다. 그때는 단순히 기기를 렌털해주는 것에 불과하다. 만약 자율주행차가 나오면 아예 새로운 법안을 구상해야 할 것이다.”
김경진 의원은 3년 6개월간이 다사다난했다고 회상했다. 사진=최준필 기자
―정치 얘기로 돌아가서 초선 의원으로서 임기가 끝나간다.
“임기 첫해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 탄핵 소추를 겪었고 그 다음해 대선이 있었다. 격변의 시기였다. 그 와중에 느낀 건 정치가 지나친 분열과 대립 속에 있다는 점이었다. 싸움을 위한 싸움도 많다. 대통령을 배출하면 그 정당에서 모든 것을 취하니까 극한적 대립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5선, 6선 하면 이원집정부제, 의원내각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항상 말하게 된다. 분산된 권력이 가지는 장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몸담았던 국민의당은 쪼개졌고 민주평화당에서 나와 무소속이 됐다. 국민의당 한계가 뭐라고 보나.
“당 자체 크기가 작았던 것 같다. 덩치가 작다보니 확신도 없었다. 자유한국당도 탄핵 직후에는 곧 망할 것처럼 보였지만 지금은 어떤가. 크기가 어느 정도 돼야 정당에 안정성이 생기는 것 같다. 국민의당도 크기가 작다보니 안정성도 확신도 없었다. 또한 안철수라는 대선주자와 너무 밀접하게 결합이 돼 있었다. 정당의 일부로서 대선주자여야 하는데 대선주자를 위한 정당이었다.”
―총선에서 평가받고 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당 규모가 커야 대한민국 국가 권력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보면 선거 치르고 재선이 되면 보편적인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가는 게 맞는 것 같다. 또한 현실적으로 호남에서 민주당 지지 정서가 보편적 정서라 무소속이 낫다고 본다. 2012년에도 무소속 출마해서 29%를 득표한 경험이 있고 4년간 의정활동을 열심히 해서 두렵진 않다.”
―국회의원이 집무실에서 매킨토시 컴퓨터를 쓰는 건 흔치 않은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으로서 과학 정책에 신경을 썼다. 평소 새로운 기계에 관심도 많았다. 아이폰, 아이패드 쓰다가 맥까지 왔다. 써보니 편하다. 맥은 금융서비스 이용이 액티브X나 공인인증서 때문에 불편하다고들 하는데 (직접 써보니) 금융기관 지점을 방문하는 게 편할 정도다. 김칫국 마시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재선한다면 이 문제도 해결해 보고 싶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