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 브랜드인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가 사모펀드에 매각을 앞두고 있다. 해마로푸드서비스 노동조합은 사모펀드 등장에 고용 불안 등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 동작구의 한 맘스터치 가맹점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이종현 기자
2004년 2월 설립된 맘스터치는 ‘치킨 앤 버거 카페’의 콘셉트로 운영되며 1020세대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전국 가맹점 수는 2017년 1100, 2018년 1167, 2019년 3분기 1226곳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2018년 기준 롯데리아의 점포 수(1137곳)에 바짝 추격하며 시장점유율도 증가하는 추세다. 브랜드 인지도 역시 상위권이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 10월 6일~11월 5일 식품 상장기업 브랜드의 빅데이터를 조사 분석한 결과 1위 교촌치킨(223만 1393개)에 이어 맘스터치가 205만 7315개로 2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세를 보이던 맘스터치가 돌연 매각을 결정해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지난 12월 5일 대주주인 정현식 회장이 보유한 5478만 2134주를 케이엘앤파트너스에 양도 양수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해마로푸드 전체 주식의 57.85%다. 여기에 전환사채 158만 3949주까지 포함, 총 5636만 6083주를 주당 3500원에 매각한다. 정 회장은 이번 매각으로 약 2000억 원을 마련하게 되며 5% 정도의 지분은 남겨둘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식 회장은 “기업을 자식에게 대물림하기보다 글로벌한 역량과 능력 있는 전문경영인을 통해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해마로푸드서비스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매각 배경을 밝혔다.
해마로푸드서비스 직원들은 크게 반발했다. 지난 5일에는 외식‧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노조는 이번 매각 과정에서 사측이 직원들에게 충분한 설명과 입장을 전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고 있다.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사전에 설명을 잘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며 “노조는 당연히 결성될 수 있고, 이에 대한 특별한 대응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노조 설립으로 매각 과정에 차질이 생긴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온다. 하지만 해마로푸드서비스는 “노조 설립으로 매각에 제동이 걸린 것은 없다”며 “현재 실사 단계에 있으며 본계약 체결 직전”이라고 했다. 노조 측은 “단체협약을 위한 교섭에서 회사가 성실히 응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노조가 걱정하는 부분은 사모펀드에 매각한다는 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사모펀드 특성상 회사 인수 후 구조조정 등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게다가 고용 안정과 처우 보장에 대한 약속이 명문화되지 않았다. 해마로푸드서비스는 “향후 작성할 계약서에 이에 대한 내용이 들어갈지에 대해선 아직 확신은 없다”며 “지금으로선 약속만 한 상태”라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 역시 “사모펀드는 통상 2~3년 동안 기업을 운영하다가 또 다른 곳에 매각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회사 구성원들이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경우 특히 요식업이어서 식품의 품질 저하에 대한 우려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외식사업체를 운영한 경험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내부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해마로푸드서비스의 주가는 상승하고 있다. 노조 출범 전날인 지난 4일 종가는 2275원이었으나 5일부터 꾸준히 상승해 13일에는 273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