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상금리 고인돌군
[일요신문=고창] 신성용 기자=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고창군 죽림리 고인돌의 가치에 견줄만한 고창군 대산리 상금리 고인돌이 파괴와 멸실 위험에 처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제대로 된 가치평가와 문화재 지정 등을 통한 보호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 같은 상황은 12일 전북문화재연구원 주관으로 고창군이 주최한 ‘2019 학술심포지엄 고창 상금리 고인돌군 세계문화유산 확대등재 방향’에서 최완규 교수(원광대)와 전북문화재연구원 김규정 연구원 등의 주제 발표를 통해 드러났다.
김규정 연구원은 제1 주제발표 ‘고창 상금리 고인돌군 현황 및 특징’에서 고창군에 분포하고 있는 고인돌 가운데 죽림리 고인돌군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수의 고인돌이 분포돼 있으며 대부분 마을과 경작지, 도로, 소로변 등에 위채 지속적으로 훼손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상금리 고인돌은 1998년 김선기에 의해 처음으로 학계에 소개된 후 1999~2000년 원광대 마한·백제연구소에 의해서 지표조사를 실시해 모두 205기의 고인돌이 분포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2009년과 2016년 기존에 보고된 고인돌을 중심으로 확인조사가 진행됐으며 이 과정에서 이미 유실됐거나 상석이 파괴되고 옮겨진 고인돌이 발견됐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 25호 고인돌은 상석이 2조각으로 파괴됐으며 117번은 2004년 제실과 담장을 축조하면서 유실돼 흔적만 남아있다. 204호 고인돌은 하부구조가 소로 옆으로 개설된 농수로로 사용되고 있다.
조사 결과 12기의 고인돌이 새로 확인돼 상금리 고인돌은 217기로 늘었으며 이 가운데 확실하게 고인돌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74기이고 나머지는 하부가 지하에 매몰돼 구조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이다. 그리고 74기 가운데 지석의 형태나 성격이 확인된 것은 62기로 전체 고인돌의 28%에 불과하다. 이는 상금리 고인돌에 대한 발굴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육안으로 분류한 것이어서 발굴조사가 이뤄질 경우 구조와 특징이 보다 명확해질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 대해 최완규 교수는 기조강연 ‘고창 고인돌 세계문화유산 확장등재 방향’에서 세계유산홈페이지에 게재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의 내용인 고창·화순·강화의 고인돌 유적지는 한국과 모든 국가에서도 최고의 밀집도와 최상의 다양성을 포함하고 있음을 소개하며 죽림리 고인돌군에서 상금리를 확장하는 세계유산등재 방향을 제시해 주목을 끌었다.
최 교수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죽림리 일원이 북부산간지역권을 대표한다면 상금리 지석묘군은 동부산간지역권의 중심 분포권이라며 우리나라 지석묘의 성격과 가치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창 고인돌의 양대 밀집 분포지라고 할 수 있는 상금리 고인돌이 거의 방치되어 있는 상태여서 개발이나 자연 재해 등에 의해 파괴되거나 멸실될 위기에 처해있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최 교수는 상금리 고인돌군에 대한 전라북도 기념물 지정과 국가사적 지정을 위한 학술조사와 학술회의를 통한 가치 정립, 종합적이고 효율적인 관리체계를 위한 정책수립, 세계유산에 등재된 고창 고인돌 유적의 경계를 확대한 확장등재 추진방안 등을 제시했다.
고창군 관계자는 “올해 7월부터 내년 1월까지 상금리 고인돌군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이번 학술심포지엄과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내년에 전라북도 기념물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전라북도 기념물로 지정되면 국가사적으로 승격시킨 후 심포지엄에서 도출한 세계유산 확장 등재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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