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일 국회 본회의장. 듬성듬성 빈자리가 보인다. 사진=박은숙 기자
2019년 12월 18일 기준 국회의원 수는 총 295명이다. 참여연대가 운영하는 국회감시전문사이트 ‘열려라 국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가운데 17명만이 본회의 출석률 100%를 기록했다. 17명 중 16명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나타났다.
김병욱(성남 분당을·초선) 김상희(경기 부천소사·3선) 김영진(경기 수원병·초선) 김정우(경기 군포갑·초선) 박광온(경기 수원정·재선) 박주민(서울 은평갑·초선) 박찬대(인천 연수갑·초선) 박홍근(서울 중랑을·재선) 백혜련(경기 수원을·초선) 서삼석(전남 영암무안신안·초선) 송기헌(강원 원주을·초선) 유동수(인천 계양갑·초선) 윤일규(충남 천안병·초선) 이후삼(충북 제천단양·초선), 정은혜(비례대표·초선) 최재성(서울 송파을·4선) 의원, 이렇게 총 16명이 20대 국회 본회의에서 100% 출석률을 기록한 민주당 의원들이다.
이 가운데 김병욱 김영진 박찬대 박홍근 서삼석 이후삼 의원은 본회의 개근은 물론 상임위에서도 출석률 100%를 기록했다. 민주당 소속 개근 의원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수도권’과 ‘초선’이었다. 개근 의원 16명 가운데 초선 의원은 12명이었고,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을 지역구로 둔 의원은 11명이었다.
민주당 개근 의원 중엔 20대 국회 임기 중반 재·보궐 선거나 의원직 승계를 통해 중도 합류한 의원이 5명 있다. 2018년 6·13 재보선에서 민주당은 12개 지역구에서 11석을 휩쓸었다. 이때 입성한 민주당 의원 11명 가운데 서삼석 윤일규 이후삼 최재성 의원 4명이 출석률 100%를 기록했다. 나머지 한 명은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 받은 정은혜 의원이다. 정 의원은 이수혁 전 민주당 의원이 2019년 10월 10일 주미대사로 취임하면서 의원직을 물려받았다. 정 의원은 10월 10일부터 열린 본회의에 빠짐없이 출석하고 있다.
17명 중 유일한 ‘비민주당 개근 의원’은 2019년 4·3 재보선에서 승리해 국회에 입성한 여영국 정의당 의원(경남 창원성산·초선)이다. 정의당 원내 대변인직을 겸하고 있는 여 의원은 4월 국회 입성 이후 본회의뿐 아니라 상임위에서도 100% 출석률을 기록했다. 20대 국회 막바지에 합류해 성실한 이미지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 가운데 본회의 출석률 100%를 기록한 의원은 없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박은숙 기자
이처럼 본회의 출석률 부문에선 민주당 의원들이 두각을 나타냈지만 정작 이해찬 대표의 본회의 출석률은 저조하다. 이해찬 대표의 20대 국회 본회의 출석률은 82.01%(결석 22회)였다. 이 대표의 상임위원회 출석률은 30%에 그쳤다. 상임위원회엔 출석한 날보다 불출석한 날이 더 많았던 셈이다. 본회의와 상임위 출석률을 합산할 경우 이 대표의 회의 출석률은 국회 전체에서 가장 저조하다.
장관을 겸직하고 있는 김현미 유은혜 민주당 의원의 출석률은 대조된다. 국토교통부 장관 김현미 의원은 국회 본회의 출석률 68.35%를 기록했다. 민주당 의원 중 가장 낮은 본회의 출석률이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유은혜 의원의 본회의 출석률은 84.17%였다.
총리 후보자인 정세균 의원의 본회의 출석률은 94.24%, 상임위 출석률은 71.11%였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 추미애 의원의 본회의 출석률은 92.09%로 준수한 편이었지만, 상임위 출석률은 57.45%였다.
자유한국당에선 한선교 의원이 가장 낮은 본회의 출석률(66.91%)을 기록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본회의 출석률은 91.37%, 김재원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의 본회의 출석률은 75.27%였다. 최근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은 나경원 의원의 본회의 출석률은 82.73%였다.
20대 국회에서 가장 많은 법안을 대표발의한 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 황 의원의 뒤를 이은 박광온 민주당 의원. 사진=박은숙 기자
출석률 말고 국회의원의 성실함을 평가할 만한 잣대는 의원별 법안 대표발의 건수다. 입법기관으로서 얼마만큼 활발한 입법 활동을 펼쳤는지 가늠할 수 있는 수치인 까닭이다. 20대 국회 들어 발의된 법안은 총 2만 3975건이다. 국회의원 1인당 평균 79.9 건의 법안을 발의한 셈이다.
20대 국회 ‘입법왕’은 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이 차지했다. 12월 18일 기준, 황 의원은 2016년 6월부터 690건의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2위 박광온 민주당 의원이 385개 법안을 대표발의한 것을 고려하면, 격차가 상당하다. 법안 301건을 대표발의한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은 3위에 올랐다.
출석률과 법안 대표발의 건수를 통틀어 가장 눈에 띄는 의원은 박광온 민주당 의원이었다. 박 의원은 본회의 출석률에선 1위, 법안 발의에선 2위를 기록했다. 박광온 의원은 12월 18일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본회의 참석과 법안 발의는 국회의원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평소에도 ‘태도가 본질’이라는 말에 동의하는 편”이라고 했다.
본회의 100% 출석률 비결을 묻는 질문에 박 의원은 “의정활동의 첫 출발은 회의를 참석하는 것이다. 모든 회의에 출석하는 것은 어렵다. 당이 주최하는 회의나 행사에도 참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회의 출석을 한 뒤 다른 행사에 다녀오는 경우도 있지만, 출석을 하는 것 자체가 의정활동의 기본이고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은 “판사는 판결로 얘기하고, 기자는 기사로 말하지 않나. 국회의원은 법안 발의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법안 발의 역시 입법부의 의무라고 본다”고 했다. 박 의원은 “국민들 생활 속엔 개선의 여지가 있는 사회 현상이 묻어 있다. 유권자로부터 들은 여러 사회 현상들을 법안으로 만들 수 있는지 보좌진과 긴밀히 협의한다. 타당성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거친 뒤 법안을 발의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또 “회의 출석과 법안 발의는 국회의원 존재 의미다. 존재 의미를 잃지 않으려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