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활약으로 대회 MVP를 수상한 황인범. 사진=대한축구협회
벤투 감독은 황인범과 나상호를 신뢰한다. 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둘을 꾸준하게 선발하고 기용하며 전술의 중심으로 삼는다. 특히, 기성용과 구자철의 은퇴 이후 황인범은 벤투 감독 전술의 핵심이 됐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꾸준히 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나상호 역시 선발과 교체를 넘나들며 벤투 체제에서 출전 시간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많은 팬은 그들의 기용을 비난했다. 황인범의 경우 부정확한 패스, 정확도 떨어지는 세트피스 등이 이유였다. 나상호는 특출난 장점이 없다는 것을 이유로 많은 팬의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둘은 이번 EAAF E-1 챔피언십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벤투 감독의 굳건한 신뢰를 받았다. 그리고 둘은 경기력으로 신뢰에 보답했다.
황인범은 1차전 홍콩전에서 귀중한 선제골을, 그리고 3차전 일본전에서 결승 골로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대회 내내 중원에서 활발히 움직이며 패스의 연결고리가 됐고, 공수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상대의 압박에도 당황하지 않고 공을 지켜내며 플레이메이커로 활약했다.
나상호도 1차전 홍콩전에서 결승 골로 팀의 승리를 만들었다. 또한, 대회 내내 적극적인 드리블 돌파와 과감한 공격 시도로 많은 팬의 박수를 받았다. 특히, 2차전 중국전과 3차전 일본전에서 환상적인 탈압박을 선보이며 기술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불식시켰다.
물론 이 대회는 동아시아의 나라들만 참가했고, 심지어 일본과 중국은 2진급 선수들을 데려왔다. 그러므로 이 대회만으로 두 선수가 팬들의 비난을 모두 털어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앞으로도 둘을 중용할 것이다. 또한, 둘은 아직 1996년생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나이다. 앞으로 둘이 대표팀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다면 팬들의 비난은 환호로 바뀔 것이다.
서정호 객원기자 tjwjdgh9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