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 대회를 마무리한 이정협. 사진=대한축구협회
이정협은 전임 대표팀 감독인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깜짝 발탁한 신데렐라였다. K리그에서도 무명이었던 그는 슈틸리케 감독의 신임을 받고 2015 아시안컵 당시 맹활약하며 준우승에 일조했다.
한동안 대표팀에서 멀어졌던 이정협을 파울루 벤투 감독이 다시 불렀다. 무대는 2019 EAAF E-1 챔피언십이었다. 유럽파를 소집할 수 없는 상황에서 벤투 감독은 6월 A매치에 이어 이정협을 다시 불렀다.
1차전 홍콩전 때는 선발로 나가지 못했다. 그러나 김승대가 불의의 부상을 당하며 45분 이상을 소화했다. 그리고 중국전, 일본전에도 모두 선발로 나왔다. 그러나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다.
대회 내내 장점인 뛰어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계속 전방 압박을 시도하며 상대 수비의 실수를 유도했다. 그리고 2선 자원들이 침투할 수 있도록 공간을 넓게 활용하며 전방 곳곳을 누볐다. 마지막 일본전에서 교체되기 직전까지 최선을 다해 전방 압박을 하는 모습은 팬들에게 감동을 줬다.
하지만 공격수의 기본 임무는 득점이다. 특히, 일본전에서 78분 황인범의 패스를 받고 좋은 기회를 맞이했지만, 이정협의 슈팅은 골대를 벗어났다. 공격수라면 반드시 해결했어야 할 장면이었다.
이정협은 소속팀의 승강 플레이오프 때문에 대표팀에 가장 늦게 합류했다. 혈투를 치르고 왔기 때문에,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모습은 2% 아쉬웠다.
대표팀은 많은 공격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황의조, 손흥민, 김신욱, 황희찬 등 각자 개성이 뚜렷하다. 이들과 비교해 경쟁 우위를 점하려면 자신만의 장점인 활동량과 전방 압박 외에 골 결정력도 이번 대회에서 보여줬어야 했다.
이정협은 올 시즌 리그에서 31경기 13골 4도움을 기록했다. 앞으로 이정협이 대표팀에 꾸준히 승선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장점 외 골 결정력 보완이라는 숙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서정호 객원기자 tjwjdgh9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