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8일 세종시 정부종합청사 환경부 앞에서 국립공원 심의위원회를 자문기구 조정을 요구하는 신안군 주민
[일요신문=신안] 강효근 기자=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에 신설 예정인 흑산공항이 자연공원법 개정으로 공항 건설이 가능하지만, 지금껏 멈춰있어 그 이유에 대해 주민 반발이 거세다.
흑산공항은 오랜 세월 교통약자로 살아온 흑산도 인근 섬 주민의 교통권 확보와 천혜비경을 자랑하는 흑산 인근 홍도를 찾는 관광객의 접근 편리성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신안군 흑산면 예리에 54만7646㎡ 면적에 소형공항을 만드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 2011년 제4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흑산공항 건설을 포함했고, 지난 2015년에는 1833억 원의 예산을 들여 폭 30m 길이 1.16km의 활주로를 건설하는 기본계획을 고시했다.
하지만, 흑산공항 건설 사업부지가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어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하는 장벽을 만났고, 결국 국립공원심의위원회가 결정을 미루고 있어 5년째 공항 건설이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국립공원위원회가 흑산공항 건설을 위해 지난 2016년 이후 수차례에 걸쳐 경제성, 안전성, 환경성을 두고 심의를 진행했지만, 찬·반 의견이 맞서면서 심의가 보류되고 있다.
지난 11월 28일 세종시 정부종합청사 환경부 앞에서 흑산공원 국립공원 지정 해제를 요구하는 전남자치환경연대
심의가 보류되는 이유에는 심의위원 구성이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환경부의 공원위원회의심의위원은 당연직 정부위원 10명과 민간위원 15명으로 구성되면서 흑산공항 건설을 막고 있다. 이에 따라 신안군민과 전남자치환경연대는 전두환 독재정권에서 흑산도 일원에 대해 일방적으로 지정한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해제와 심의위원회를 자문기구로 조정하라고 정부에 요구하는 등 환경부 앞 상경 투쟁을 벌이고 있다.
흑산공항 건설이 단순히 환경과 경제성만 따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주민과 전남자치환경연대 주장이다. 더구나 안전성은 주민과 관광객이 배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항공기를 이용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것이 항공기와 여객선 안전사고 발생 횟수에서도 나타내고 있다.
흑산도는 목포에서 92.7km 떨어진 우리나라 최서남단 섬으로 4200여 명의 주민과 흑산도와 인근 홍도를 찾는 관광객은 오로지 목포서 배를 타고 2시간 이상을 가야만 도착할 수 있다. 그러나 흑산도는 큰 바다에 속해있어 풍랑이 자주 일고 높은 파도라도 몰아치며 배가 요동을 치면서 배를 처음 사람들에게는 심한 뱃멀미와 함께 배가 침몰당할 수 있다는 공포를 느끼게 한다.
더구나 흑산도에 사는 주민과 관광객이 파도가 높아 풍랑주의보라도 내리는 날이면 모든 여객선 운항이 통제되면서 응급환자가 발생해도 발만 동동 구르면서 섬에서 날이 풀리기만을 기다리거나 급한 일이 생겨도 흑산도를 떠날 수 없게 되는 교통두절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에 따라 흑산도 주민들은 국립공원 심의위원들이 단순히 경제성과 환경성 그리고 안정성을 검토하기 전에 주민의 삶의 고통을 살펴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정부 또한 생명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는 흑산공항 건설이 주민의 생존권과 교통권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주민에 대한 배려가 있는 결정을 시급히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세종청사 환경부를 앞에서 흑산공항 촉구를 요구했던 주민들은 “지난 2010년 환경부는 자연공원법령 개정으로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흑산도가 공항 건설이 가능하다고 했다”며 “심의위원들이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면 정부가 나서서 흑산도에 대한 공원구역 해제를 통해 공원위원회 심의를 받지 않고도 공항이 건설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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