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전 강원도지사(오른쪽)는 법무부가 30일 발표한 특별사면 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일요신문DB
오는 31일 자로 단행되는 특별사면 대상자에는 일반형사범, 양심적 병역거부 사범, 특별배려 수행자, 선거사범 등 5174명이 포함됐다.
정부는 “이번 특별사면을 통해 민생 부담 절감과 대국민 화합을 위한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며 취지를 밝혔다. 아울러 운전면허 취소·정지·벌점, 생계형 어업인의 어업 면허 취소·정지 등 행정제재 대상자 총 170만여 명에 대해서도 특별감면 조치가 함께 시행된다.
특별사면은 특정인의 형 집행을 면제하거나 유죄 선고 효력을 상실케 하는 것으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국회의 동의가 없어도 되며, 보통 법정공휴일 혹은 기념일에 단행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임기 내 총 3번을 단행했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이 3번째다.
이번 특별사면·복권 대상에는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포함돼 주목을 받았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 정대근 전 농협 회장으로부터 약 9만 5000달러에 달하는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도지사직을 상실했다. 그는 지난 2011 대법원에서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이 전 지사를 특별 복권 결정키로 한 데에 이는 논란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뇌물·알선수재·알선수뢰·배임·횡령의 5대 중대 부패 범죄자’에 대한 사면권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한상균 전 위원장은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를 주도한 혐의 등으로 징역 3년의 실형을 확정 받았다. 이에 대해 정부는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의 실현을 위한 노력과 화합의 차원에서 복권됐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2010년 이후 첫 대규모 선거사범의 사면이 실시된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선거사범 사면대상 267명에는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포함됐다. 특별 복권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은 과거 후보 단일화를 위해 후보 박명기에게 2억 원을 제공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의 실형 선고를 받은 바 있다.
지난 3·1절 100주년 특별사면에 이어 사회적 갈등 사건 관련자에 대해서도 18명이 추가 특별사면됐다. △밀양송전탑 공사 △제주해군기지 건설 △세월호 집회 △사드배치 관련 사건의 확정 판결을 받은 자들에 대해 형선고 실효 및 복권이 이뤄졌다.
이번 특별사면 및 특별감면은 사면심사위원회를 통해 집중심사를 진행했으며, 비교적 죄질이 중한 재산범죄 · 등은 사면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적정성을 따져 심도 깊게 이루어진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유아를 대동한 수형자나 미성년 자녀가 있는 수형자, 신체가 불편한 수형자 등의 경우 조기 석방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소수자 관용에 대한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서도 양심적 병역거부 사범 총 1879명이 사면대상에 포함됐다.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할 당시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고성준 기자
한편 이번 특사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일부 여론에 대해서는 “아직 형 확정이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대상자에 포함 되지 않는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황채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