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9일 검찰 고위직 인사와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 의견을 듣지 않았다는 야당의 지적에 “검찰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추미애 장관이 9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추미애 장관은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인사에 대한 의견을 내라고 했음에도 내지 않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한국당이 추 장관을 상대로 한 현안질의에서 인사에 대한 검찰총장 의견을 묵살해 검찰청법 34조를 위반했다고 비판한 데 대한 반박이다.
추 장관은 “인사위원회 30분 전이 아니라 그 전날도 의견을 내라고 했고, 한 시간 이상 통화하면서 의견을 내라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사위 이후에도 의견 개진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6시간을 기다렸다”며 “그러나 검찰총장은 제3의 장소에서 구체적 인사안을 갖고 오라며 법령·관례에도 없는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인사위 개최 30분 전’이 지나치게 촉박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인사의 범위가 한정적이다. 32명이고, 그 정도면 충분히 총장이 의견을 낼 시간이라고 봤다”고 답했다.
추 장관은 이번 인사에 대해 “지역 안배와 기수 안배를 했다”며 “가장 형평성 있고 균형 있는 인사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앞서 법무부는 추 장관 취임 후 처음으로 8일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대검검사급(검사장) 간부 32명의 승진·전보 인사를 13일자로 단행했다. 참모진 전원 일선 검찰청으로 발령하는 등 핵심 참모들을 대거 교체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 비리와 청와대 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지휘한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은 부산고검 차장으로 전보됐다.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제주지검장으로 각각 전보됐다. 대신 신임 검사장들이 대거 대검 참모진으로 기용됐다. 심재철 서울남부지검 1차장과 배용원 수원지검 1차장이 검사장으로 승진해 각각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공공수사부장을 맡게 됐다.
전국 최대 규모의 서울중앙지검도 수장이 바뀌었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인 이성윤 검찰국장은 문무일 전 총장 시절 대검 반부패부장 등을 지냈고, 윤 총장 취임 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자리를 옮겨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이어 추 장관 취임까지 수행했다. 그는 경희대 법대를 나온 문재인 대통령의 후배다.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은 고검장이 되면서 법무연수원장에 신규 보임됐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