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골을 터트린 이동준. 사진=대한축구협회
9일 저녁 10시 15분, 태국 송클라에서 한국은 중국과 AFC 챔피언십 본선 조별리그 1차전을 치렀다. 이란, 우즈베키스탄, 중국과 한 조에 속하며 죽음의 조에 속하게 된 한국은 상대적으로 약체인 중국을 반드시 잡아야 했다.
그러나 경기는 답답한 양상으로 펼쳐졌다. 경기를 주도하고, 슈팅을 많이 시도했지만, 골문을 벗어나거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중국이 중원에 수비를 촘촘히 세우자 한국은 후방에서 오세훈을 향해 공을 투입하는 롱볼 전술을 시도했고, 효과는 떨어졌다.
그뿐만 아니라, 선수들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워 보였다. 터치는 약간 길며 중국 선수들에게 잘렸다. 오프 더 볼 움직임이 적어서 패스 선택지도 많지 않았다.
하프타임에 김진규를 투입하며 2선에서 공격 작업은 조금 더 매끄러워졌으나, 효과는 잠깐이었다. 중국은 날카로운 역습과 세트피스로 한국의 골문을 위협했다. 송범근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실점을 허용할 수도 있었다.
한국은 이동준, 정우영까지 투입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그러나 두 선수 역시 중국 수비에 고전하며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렇게 후반 추가시간이 됐다.
추가시간 막바지, 김진규가 후방에서 공을 잡았다. 부산 아이파크에서 함께 뛰는 동료 이동준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롱패스를 시도했다. 패스는 절묘하게 수비를 넘어 이동준에게 정확히 배달됐다. 이동준은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끝나기 30초 전에 터진 극적인 골이었다.
한국은 이동준의 골에 힘입어 중국에 1-0 승리를 거두며 1차전 승리를 기록했다. 앞선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며 한국은 조 1위로 올라섰다.
한편, 한국은 일요일 저녁 7시 15분(한국 시각) 이란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서정호 객원기자 tjwjdgh9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