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가 적자 사업을 정리하며 재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신인 그룹의 성공 여부 등을 두고 비관적인 분석이 나온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YG엔터테인먼트 사옥. 사진=이종현 기자
지난 6일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빅뱅, 인기 그룹 블랙핑크의 신곡 발표, 신인 그룹 ‘트레져’의 데뷔 등이 올해 YG에 대한 기대감을 버릴 수 없게 한다”고 평가했다. YG의 간판인 빅뱅의 컴백과 신인 트레져의 데뷔가 임박하면서 새로운 수익이 창출될 것이란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실제 YG의 주가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8월 26일 최저치인 1만 9300원이었던 주가는 지난 9일 3만 19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5일의 주가(3만 1900원)를 약 7개월 만에 회복한 것이다.
이 같은 호조에도 불구하고 YG가 반등하기는 쉽진 않을 것이란 회의론도 나온다. 빅뱅의 복귀와 트레져의 데뷔로 YG가 잃어버린 명예를 찾아오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지난해가 워낙 혹독했기 때문이다. 빅뱅의 군 입대와 승리의 버닝썬 사태,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성매매 알선 의혹, 두 사람의 원정 도박 의혹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YG의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은 연결기준 29억 원. 2018년 3분기 26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던 것과 대비된다.
전성기의 YG는 소속 아티스트들을 활용해 본업과 무관한 뷰티·경영컨설팅·외식·골프 등 부가적인 사업에 진출해 수익 창출을 시도했지만,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콘텐츠 제작 사업과 외식 사업의 적자 수준은 각각 연간 70억~80억 원, 20억~30억 원이었다. 결국 YG는 콘텐츠 제작 사업을 중단했으며 최근 YG푸즈 매각을 진행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YG의 앞날에 그리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지 않는 까닭은 이미지가 워낙 훼손됐기 때문이다. 특히 군복무를 마친 빅뱅 멤버들이 복귀를 앞두고 있지만 태양을 제외하고 다른 멤버들이 마약 투약과 불법 유흥업소 영업에 관여, 군복무 특혜 의혹 등으로 구설에 휘말린 바 있다. 때문에 빅뱅이 복귀 후 국내보다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삼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곧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YG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그룹 트레져. 사진=YG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캡처
YG는 새로운 돌파구로 신인 트레져의 정식 데뷔도 준비하고 있다. 연예계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사인 YG는 현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등 어떠한 행동이라도 취해야만 한다. 상장사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이라며 “이런 이유 때문인지 YG가 신인 그룹을 내놓았는데 이들이 성공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고 내다봤다.
엔터테인먼트업계 관계자는 “이들의 성공 여부는 평소 YG가 방송국과 얼마만큼 유대관계를 유지해 왔는지에 따라 판가름날 수 있다”며 “YG는 그동안 국내 지상파 방송 3사와 그리 밀접하지 않았고 시상식 참석률도 저조했다”고 말했다.
동시에 YG는 소속 아티스트들과 계약이 하나둘 종료되고 있다. 지난 연말 소속 아티스트였던 씨엘(CL)·임예진·이하이는 YG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아티스트가 하나둘 떠난다는 것은 YG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