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또다시 한미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 30일 경기 파주 DMZ 내 캠프 보니파스 생츄어리에서 한-미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중동 지역 파병 문제를 거론하던 중 갑자기 한국을 언급하며 “부자나라 한국이 분담금을 훨씬 더 많이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사우디에 병력을 더 보내고 있다”며 “사우디는 이에 관련해 우리에게 대금을 지불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을 도울 것이지만 부유한 나라는 그에 대해 지불해야 한다”며 한국을 겨냥해 인상에 대한 정당성을 제시했다.
문제의 ‘5억 달러’ 발언도 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우리에게 5억 달러를 줬다”고 주장하며 “나는 한국을 상대로 ‘당신들을 북한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우리 병사 3만 2000명을 한국에 두고 있다. 당신들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과 달리 실제 주한미군 규모는 2만 8500명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가 분담금에 대해 합의하고 가서명한 지 2일 만인 2019년 2월 12일 각료 회의에서 “그들은 5억 달러를 더 내기로 동의했다. 전화 몇 통에 5억 달러”라며 잘못된 수치를 제시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타결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은 2018년 한국 분담액인 9602억 원보다 증액된 1조 389억 원을 내기로 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5억 달러를 더 받아냈다고 주장한 것으로, 그는 2019년 12월 초에도 이 문제를 다시 거론했고 이번 인터뷰에서도 재차 발언하면서 성과를 부풀렸다.
한국과 미국은 오는 14일부터 2일간 미국 워싱턴에서 올해 첫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SMA) 6차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양국은 앞서 2019년 12월 17∼18일 5차 회의를 열고 논의했지만, 여전히 입장 차는 좁히지 않고 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