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등에 따르면, 13일 검찰은 ‘낙동강변 살인사건’에 대한 법원의 재심 개시 결정에 항고하지 않았다. 이날은 검찰이 항고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검찰은 법원의 결정에 불복이 있으면 결정을 고지 받은 지 7일 내에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즉시항고를 하지 않으면 재심 개시 결정은 그대로 확정된다.
검찰이 ‘낙동강변 2인조 살인사건’ 재심 개시 결정에 항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지난 1월 6일 부산고등법원에서 재심 개시 결정이 내려진 직후 기자들 앞에 선 낙동강변 2인조 장동익, 최인철 씨. 사진=문상현 기자
부산고등법원 형사1부(재판장 김문관 부장판사)는 지난 1월 6일 “(낙동강변 2인조가) 고문과 가혹행위 등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에 따라 허위자백을 했고, 수사기관이 허위 공문서 작성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 돼 형사소송법 제420조 1·7호 등 재심사유가 인정 된다”며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재심 개시 결정을 내리면서 낙동강변 2인조와 가족들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사법부의 일원으로서 결정이 사건 발생 30년 만에 이뤄진 만큼 ‘늦어진 응답’에 대해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검찰 역시 법원의 결정이 내려진 직후 2인조에게 “대신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재심 개시가 확정됨에 따라 법원은 조만간 공판 준비기일을 열어 재판을 신속히 진행할 방침이다. 박준영 변호사는 “검찰에서 항고 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며 “재심 본안 재판이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낙동강변 2인조’ 장동익 씨와 최인철 씨는 1990년 1월 낙동강변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1993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21년 5개월 동안 옥살이를 했다. 모범수로 감형 받아 2013년 출소한 이들은 2016년 5월 박준영 변호사를 만나 1년 뒤인 2017년 5월 재심을 청구했다.
2019년 4월,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낙동강변 2인조가 경찰의 고문으로 허위 자백을 했다고 발표했고 부산고법 형사1부는 이 발표를 근거로 재심 개시 여부 결정을 위한 심리 절차에 착수했다. 재판부는 6차례에 걸쳐 심문을 벌였고, 재심 개시를 결정 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