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
그는 “경기도는 공정, 평화, 복지를 3대 도정 철학으로 삼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중심인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숨 가쁘게 달려왔다”며 “남북관계를 둘러싼 여건이 쉽지 않은 가운데 경기도는 남북평화협력 시대를 열기 위한 정책을 앞장서서 추진해왔다”고 회고한 뒤 “그 결과, 다른 지방정부는 물론 중앙정부에서도 이루지 못한 여러 성과를 내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개풍양묘장 조성사업 UN 대북제재 면제 승인 ▲아시아 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 ▲한반도 평화를 위한 아시아 국제배구대회 ▲어린이 영양식과 묘목 같은 인도적 물품 지원 등을 성공적 사례로 꼽았다.
그는 2020년 경기도식 평화협력정책 및 대북교류사업의 추진방향을 5가지 부문으로 나누어 소개했다.
그는 먼저 “북측과 평화의 길을 만들기 위해 개성관광 재개를 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도지사가 언급했듯이 개성관광은 평화경제의 상징인 개성공단 재개를 위한 마중물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며 “북측 개별관광은 UN의 제재 대상이 아니며, 별도의 준비 없이 기존 출입경 제도와 철도, 도로, 기타 시설을 활용할 수 있어 가장 쉽고 빠르게 경기도가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했다. 이와관련, 이 평화부지사는 지난 10일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재개 범국민운동 경기본부’와 개성 실향민, 개성공단 관계자와 함께 통일부 장관을 면담하고, ‘개성관광 촉구 및 개성관광 사전신청서’를 전달한바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 6월 개성관광 추진을 위해 통일부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사업제안서는 북측에 전달되지 않았고 대외여건을 이유로 계속 보류 중이다. 경기도는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진행해 온 개성관광을 공개 사업으로 전환해 자체 추진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어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로부터 대북제재 면제 승인을 받은 ‘개풍양묘장 조성사업’이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북측과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19 대북인도협력 국제회의’ 기간 동안 미 국무부와 의회, 유엔대북제재위원회를 차례로 방문해 면제승인의 당위성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그 결과, 2010년 5·24 조치로 지원 중단됐던 ‘개풍양묘장 조성사업’의 재개 가능성을 열었다. 지방정부 최초로 양묘온실, 용기, 트랙터, 태양광발전기, 작업 공구 같이 애초 제재 대상이던 총 152개 품목에 관해 제재면제 승인을 받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에 경기도는 가능한 방안을 모색하고 북측과 향후 일정을 협의할 계획이다. 경의선 육로를 통한 물품 운송을 추진해 기존의 단순한 인도적 지원 사업과는 다른, 개발협력 성격의 남북교류협력사업이 되도록할 예정이다.
기자회견 갖는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
또한 “북측 농촌개발시범사업에 대한 대북제재 면제를 추진하고 이를 실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농업개발은 북측 발전의 핵심 전략일 뿐 아니라, 경기도의 남북협력 사업 중 가장 성공한 분야”이라며 “경기도는 지난 2006년에서 2008년까지 평양 당곡리 농촌현대화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그는 “경기도가 대규모 농촌종합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대북제재 면제는 물론 필요한 과정을 착실히 밟아 남북개발협력을 위한 의미 있는 사례를 만드는 것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저의 생각”이라고 했다.
이와함께 “한강하구 남북공동수역을 평화적으로 활용해 남북 평화통일의 기반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경기도는 2019년 ‘한강하구의 평화적 활용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해 생태자원 남북공동조사, 옛 뱃길과 포구 복원, 남북수산협력사업, 남과 북을 잇는 보행 교량 건설 같은 4개 분야, 15개 사업에 관해 총 2조 8천억 원 규모의 추진계획을 마련했다. 경기도는 현 상황에서 시행 가능한 사업부터 차례로 추진해 북측으로 사업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환경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개발과 보전의 조화를 이루고, 어민은 물론 한강하구를 생활기반으로 하는 지역주민의 의사를 반영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냉전과 분단의 상징인 DMZ를 평화의 상징이자 세계적인 명소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DMZ 내에 남과 북이 함께하는 평화공원을 조성해 국제평화지대를 만들기 위한 실질적이고 가능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를 통해 ‘DMZ 국제평화지대’ 조성을 국제사회에 제안한바 있다. 이에 경기도는 ‘DMZ 국제평화지대’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으로 남과 북이 함께하는 평화공원을 DMZ에 조성할 예정이다. 그는 “2018년 11월 북측은 남북 공동 평화공원 조성에 합의한 바 있다”며 “경기도는 북측과 추가 협의를 통해 남북공동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유엔군사령부 승인을 포함한 행정절차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화영 부지사는 “지난해 11월 정부로부터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되면서 대외정세에 발이 묶여 있는 중앙정부 대신 자율성과 창조적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며 “경기도가 구상하고 계획해 추진하는 경기도만의 평화협력 정책은 2020년에도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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