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승리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고성준 기자
송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월 13일 오전 승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연 뒤 같은 날 오후 9시 45분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송 부장판사는 “소명되는 범죄혐의의 내용, 일부 범죄혐의에 관한 피의자의 역할, 관여 정도와 다툼의 여지, 수사진행경과와 증거수집정도,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를 종합하면, 피의자를 구속할 사유와 구속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승리의 구속영장 기각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5월, 경찰이 승리에 대해 성매매처벌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식품위생법 위반 등 5개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당시 법원은 ”주요 혐의인 법인자금 횡령 부분은 다툼의 여지가 있으며 나머지 혐의도 소명 정도와 수집된 증거자료 등에 비춰 증거인멸 등과 같은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은 같은 해 6월 승리의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으며,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지난 1월 8일 승리에 대해 상습도박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2개 혐의를 더해 총 7개 혐의로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승리는 2015년 9월에서 2016년 1월 사이 해외 VIP 투자자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처벌법 위반)를 받고 있다. 또, 이른바 ‘승리 단톡방(단체카톡방)’으로 알려진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방을 통해 여성의 나체 사진을 전송한 혐의(성폭력처벌법 위반)도 받고 있다.
아울러 2016년 7월 동업자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와 서울 강남에 라운지바 ‘몽키뮤지엄’을 차린 뒤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한 혐의(식품위생법 위반)와 유리홀딩스 자금을 직원 변호사비로 쓴 혐의(횡령)도 있다.
이와 더불어 검찰 수사에서는 2013년 12월부터 약 3년 반 동안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호텔 카지노 등에서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51)와 함께 상습적으로 도박을 한 혐의, 도박 자금으로 달러를 빌리면서 사전 신고를 하지 않은 혐의 등이 추가됐다.
다만 두 번째 구속영장도 기각되면서 승리에 대한 검찰 수사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검찰이 사건 송치 이후 약 7개월 가량 보강수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중심에 선 인물의 신병확보에 실패한 탓이다. 이번 재차 영장 기각으로 ‘버닝썬 게이트’ 사건 수사에도 영향이 끼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검찰은 추가 수사를 거쳐 승리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