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된 발베르데 . 사진= FC 바르셀로나 공식 페이스북
14일 오전(한국 시각) 바르사는 감독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후임으로는 키케 세티엔 감독이 선임됐다. 발베르데 감독은 2년 6개월 만에 바르사와의 동행을 끝내게 됐다.
발베르데 감독은 아틀레틱 빌바오, RCD 에스파뇰, 비야레알, 발렌시아 등의 클럽을 거쳐 바르사 지휘봉을 잡았다. 에스파뇰에서 2006-2007시즌 유로파리그 준우승을 했고, 빌바오 시절 바르사를 상대로 수페르코파 우승컵을 들었다.
그 후 바르사에서도 리그 2회, 수페르코파 1회, 코파 델 레이 1회 등 해마다 우승컵을 1개 이상 들었다. 발베르데 재임 시절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가 챔피언스리그 1회, 수페르코파 1회 우승에 머문 것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과다.
발베르데를 비난하는 많은 팬은 그의 전술 운용 능력과 선수단 관리 능력, 챔피언스리그 우승 실패를 근거로 든다.
그러나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명장이라고 칭송받는 펩 과르디올라도 바르사 감독 이후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시티 등 강팀을 이끌고 있지만,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든 적은 없다. 뛰어난 전술과 선수단 외에 운도 따라야 얻을 수 있는 게 빅이어다.
물론 2번 모두 어처구니없는 패배로 상대에게 기적을 선물한 임팩트가 크긴 했지만, 이를 온전히 발베르데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무리다. 현재 바르사는 중원의 핵심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완전히 경기력이 떨어졌고, 리오넬 메시의 체력 부담을 줄여주는 전술을 사용하느라 다른 선수들에게 과부하가 걸린 상태다.
선수단 장악 문제는 최근 어느 빅클럽에나 문제가 되고 있다. 리버풀, 맨시티, 레알을 제외하면 빅클럽 감독의 선수단 장악 문제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팀의 전설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음에도 끊임없이 폴 포그바, 제시 린가드 등의 구설수가 제기되고 있다.
발베르데 감독은 선수 시절 바르사에서 뛰긴 했지만, 기간도 짧았고 큰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더군다나 현재 바르사는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는 메시가 있다. 이런 팀 상황에서 웬만한 감독이 선수단을 원만하게 휘어잡기란 쉽지 않다. 이 문제가 온전히 발베르데만의 잘못일까.
물론 발베르데 감독이 이해할 수 없는 용병술로 더 잘할 수 있는 팀을 수렁에 빠뜨린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주장했던 것처럼, 발베르데는 자신이 이룬 성과에 비교해 지나치게 비판받고 있는 것도 맞다.
세티엔 감독은 흔들리고 있는 바르사를 추스러서 시즌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세티엔 감독은 20일 월요일 새벽 5시(한국 시각) 그라나다전에서 바르사 감독 데뷔전을 치른다.
서정호 객원기자 tjwjdgh9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