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치자금 및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았다. 자신의 지역구에 기반을 둔 사업가들로부터 수억 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2017년 12월 13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는 모습. 사진=고성준 기자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이환승 부장판사)는 원유철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90만 원의 벌금형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및 정치자금 부정지출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0개월의 실형과 추징금 25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국회의원의 청렴 의무를 저버려 죄질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며 “피고인이 적극 주장해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미필적으로나마 타인 명의로 후원금이 지급되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정치자금을 불법 수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이 5선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며 오랜 기간 성실히 의정 활동을 해왔으며 초범인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라고 판단했다.
원 의원은 2012년 3월부터 2017년까지 지역 사업체 회장 등으로부터 타인 명의로 된 불법 정치자금 5300만 원을 수수하고 정치자금 6500만 원을 부정 지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직무와 관련해 금융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해주겠다며 기업 대표이사에게 돈을 받은 혐의(알선수재) 등으로 2018년 1월 불구속 기소됐다.
원 의원은 2011년부터 보좌관과 공모해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평택 지역 업체 4곳에서 1억 8000만 원 상당 뇌물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지만, 재판부는 해당 혐의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렸다.
원 의원은 관련 혐의에 대해 선고받은 징역 10개월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한다. 공직선거법상 국회의원 같은 선출직 공무원은 장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거나 일반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을 잃게 된다.
원 의원은 선고 공판 후 “재판부가 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불법성이 크지 않으니 피선거권을 박탈하지 않는 범위에서 벌금 90만 원을 선고한 것 같다”며 “유죄가 나온 부분도 분명히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이유야 어떻든 이렇게 재판을 받는 것 자체만으로 국민과 지역 주민들에게 죄송하다”며 “항소심에서 유죄 부분에 대해서도 무죄를 입증해 믿고 성원해준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