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경찰인재개발원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사직원(의원면직)을 제출했다. 황운하 원장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청와대 하명수사·경찰 선거 개입 의혹의 당사자다. 사진=이종현 기자
황 원장은 15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많은 분과 논의 끝에 경찰청에 방금 전 사직원을 제출했다”며 “대한민국 국민 누구도 저와 같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는 정의롭고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총선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당하고 악의적인 공격으로부터 헌법상 기본권인 직업선택의 자유, 공무담임권 등을 지켜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맞서 싸우겠다”며 “총선 출마 후 예상되는 공격에 맞서 험한 길을 당당하게 헤쳐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원장은 검찰개혁에 힘쓰겠다고 했다. 그는 “수사권 조정 법안이 통과되면서 검찰개혁 입법은 일단락됐다”면서도 “입법 영역에서 아직 검찰개혁 과제는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권이 남용되지 않고 필요 최소한으로 행사되고 절제되어 행사되는 형사사법제도의 민주화를 위해 힘을 쏟고, 경찰 개혁의 입법화를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명예퇴직 길이 막혀 사직원을 제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명퇴 후 총선출마 준비를 하려던 계획도 차질이 생겼다”며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제가 검찰수사를 받아야 할 하등의 이유를 여전히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가슴 아픈 일은 저와 울산경찰 모두가 부당하고 불의한 공격을 받으며 명예에 심대한 훼손이 가해졌다. 그럴수록 부당함과 불의에 맞서 싸우며 정의와 진실을 지켜내야 한다는 신념으로 힘겹게 버텨내왔다”고 토로했다.
황 원장은 앞서 대전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2019년 11월 명예퇴직을 신청했으나 경찰청으로부터 명예퇴직 불가 통보를 받은 바 있다.
그가 울산경찰청장 시절 경찰 선거 개입 논란을 부른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관련한 수사로 고발되면서 검찰 조사 대상에 오른 탓이다. 공무원 비위사건 처리규정에 따르면 조사 또는 수사를 받는 등의 사유가 있으면 퇴직이 제한된다.
경찰은 황 원장의 의원면직 신청 접수가 도달하는 대로 사실조회 등 결격 사유가 있는지를 검토해 수리 여부를 정리하기로 했다.
한편 황 원장은 사직원 수리 여부와 관계없이 정당 입당과 예비후보자 등록 등 총선 준비에 나설 전망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공직선거법상 사직원을 제출한 공무원이라면 사직원이 수리되지 않더라도 후보자 등록과 선거운동이 가능하다. 황 원장은 정당과 지역구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고향인 대전 중구에 출마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