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 겨울나기(원적외선 찜질 모습)
[부산=일요신문] 김희준 기자 = 24절기 중 마지막 절기인 ‘대한((大寒)’이 성큼 다가왔다.
매서운 한파에도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경주마 1000여 마리는 매일 새벽 훈련을 한다. 부경 동물병원, 수의사, 조교사, 말관리사 등 경마 관계자들은 혹여나 경주마들이 감기에 걸릴까 말들의 몸 상태에 온 신경을 쓰게 된다.
겨울철 경주마들은 어떻게 건강관리를 하며 컨디션을 조절할까.
사람이 겨울을 위해 코트, 패딩 등 두꺼운 옷을 준비하듯 경주마도 전용 겨울옷이 있다.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모직에 솜을 덧대어 만든 방한용 마의가 대표적이며, 한겨울 말들이 마방에서 쉴 때 이 마의를 입고 휴식을 취한다.
운동 직후에는 폴리에스테르 재질의 방수용 자켓을 입는다. 이는 훈련 후 흘린 땀이 찬바람의 영향으로 체온을 낮게 해 감기 등 질병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예방한다.
경주마들은 다리가 생명이기 때문에 겨울철에 얇은 다리를 보호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추운날씨에 갑작스러운 근육사용은 다리에 무리가 갈 수 있어 평소보다 운동 전 스트레칭을 두세 배 해준다.
운동 후에는 온수 샤워와 원적외선 온열마사지로 근육을 풀어준다. 다리에 핫팩으로 찜질을 해주거나 보온을 위해 붕대를 감아두기도 하며, 소리에 민감한 말이 아니면 헤어드라이기를 동원해 빠르게 건조시킨다고 한다.
겨울에 흔히 발생하는 경주마 질병은 호흡기 질환과 산통이다. 호흡기 질환은 사람으로 치면 감기에 해당하고 산통은 복강장기의 이상과 통증을 일컫는다. 산통의 경우 말이 추위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주로 발생한다. 따라서 말 관리사들은 마방에 두꺼운 고무매트를 깔고 평소보다 짚 양도 늘리는 등 한기 차단에 심혈을 기울인다.
렛츠런파크 부경 동물병원 이민현 수의사는 “귀한 경주마들을 위해 겨울철 세심한 관리는 필수적이다. 위의 방법뿐만 아니라 면역력이 떨어질 것에 대비해 발굽영양제, 관절강화제, 비타민 등 종합 영양제를 정기적으로 먹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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