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홍보수석비서관 시절 KBS 세월호 보도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이정현 무소속 의원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사진=박은숙 기자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방송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정현 의원의 상고심에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16일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에 방송법에서 정한 ‘방송편성에 관한 간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 1987년 제정된 방송법이 적용된 첫 유죄 확정 판결이다.
벌금형이 확정되면서 이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국회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이 아닌 일반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는다.
이 의원은 청와대 홍보수석실 비서관으로 재직하던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KBS가 정부의 대응과 구조 활동에 대한 문제점을 보도하자 김시곤 당시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해경 비판은 좀 지나고 나서 해 달라”는 등 방송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방송법에 따르면 방송편성에 관해 법률에 따르지 않고는 어떤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고(제4조 2항),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제105조).
이 의원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김 전 국장에게 사적인 부탁을 했을 뿐이고, 실제 방송편성에 영향이 없었으므로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2심 재판부는 유죄를 인정했다. 1심은 방송법에서 금지한 편성에 대한 간섭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2심도 유죄 판단을 내렸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