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휴가 중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부사관에 대해 전역 여부를 심사한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한국군 최초의 성전환 수술을 한 트랜스젠더 부사관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16일 육군과 군인권센터 등에 따르면 경기 북부 한 부대에 복무 중인 A하사는 지난해 휴가를 내고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돌아왔다. 현재 진료를 위해 군 병원에 입원한 상황이다.
군병원은 A하사가 군대에 복귀한 이후 신체적 변화에 대한 의무조사를 실시했고 신체 일부를 손실했다는 이유로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렸다. 의무조사는 신체상 변화가 있을 때 실시하게 돼 있다.
A하사는 성전환 수술을 받기 전 장기간 심리 상담과 호르몬 치료를 받았는데, 군의관은 A하사에게 성전환 수술을 할 경우 군 복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A하사는 육군의 조기 전역 권유에도 여군으로 복무를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육군은 이달 22일 전역심사위원회를 열고 A하사의 전역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군 인사법 및 군 인사 시행규칙’에 따르면 군 병원 의무조사에서 장애등급 판정을 받을 경우 전공상(전투에서 입은 부상) 심의와 전역심사를 해야 한다. 육군은 A하사의 전공상 심의에서 본인 스스로 장애를 유발한 점을 인정해 ‘비전공상’ 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현행 법령상 성전환 후 복무 여부를 결정하는 규정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이에 대해 16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군 최초의 트랜스젠더 부사관(하사)의 탄생을 환영한다”며 A하사의 의견을 지지했다. 군인권센터는 “전문의 소견에 따르면 양쪽 고환을 절제하는 시술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군 복무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할 의학적 근거는 극히 부족하고, 당사자를 포함한 소속 부대도 A하사가 계속 복무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간부의 전역은 복무에 대한 의지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결정되는 만큼 국군의 전향적인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