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 확장 개념도.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일요신문] 새해 들어 부산을 중심으로 하는 동남권에서 총선 전에 김해신공항이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적정한지를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김해신공항 검증은 현재 국무총리실이 맡아서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얘기는 지역 여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신공항 문제가 총선에서 정쟁의 도구로 재차 이용될 경우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깔린 행보로 풀이된다.
먼저 오거돈 부산시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신공항 문제를 언급했다. 오 시장은 “진정한 동남권 관문공항을 세우기 위한 검증위원회가 출범했다”고 부산시의 주요 성과의 하나로 국무총리실의 신공항 검증을 내세웠다.
오 시장은 1월 9일에도 신공항 관련 발언을 이어갔다. 오 시장은 이날 기자를 포함한 주요 언론사 부산시청 출입기자들과 가진 비공식오찬에서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월 10일 새해를 맞아 처음 열린 부산시의회 제283회 임시회에서도 오 시장은 “24시간 운영 가능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동남권 관문공항 문제를 언급했다. 오 시장은 1월 17일 ‘CBS 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는 “총선 전에 충분히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지금까지 이미 많은 자료들이 다 제출이 돼 있다”며 조속한 검증결과 발표를 촉구했다.
1월 6일에는 정치권이 움직였다.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인 전재수 의원을 비롯, 김영춘·박재호·김해영·최인호·윤준호 국회의원과 경남도당 위원장인 민홍철 의원과 김정호·서형수 의원, 울산시당 위원장인 이상헌 의원 등 부산·울산·경남지역(부·울·경) 여당 국회의원 전원이 나서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님께 800만 부·울·경 시·도민의 염원을 전합니다’란 제목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부산시의회도 1월 10일 ‘김해신공항 적정성 조속 검증 촉구’ 결의문을 채택하며, 총선 전에 검증결과를 발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단체도 함께 움직였다. 가덕도신공항유치국민행동본부 등 지역 시민단체 소속 100여 명은 1월 1일 신년 회의를 진행하면서 가덕신공항 건설을 위한 시민운동을 가졌다. 이들은 “24시간 관문공항은 가덕신공항이 돼야 한다”고 결의하며 정세균 총리지명자에게 지역의 목소리를 전달하기로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사)동남권관문공항추진위원회(위원회)의 조사결과 발표에 이르러 정점을 찍었다. 위원회는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에 대한 부산·울산·경남 시·도민 여론 조사’ 결과를 1월 20일 발표했다.
동남권 관문공항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을 분석하기 위해 실시된 이번 조사는 동남권 관문공항 문제의 사회적 쟁점화 인식 여부, 바람직한 관문공항 검증 일정 및 검증범위와 함께 최근 이슈화되는 동남권 메가시티 건설 필요성 등의 문항으로 구성·진행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2.3%(부산 77.0%, 울산 66.3%, 경남 69.7%)가 동남권 관문공항이 건설될 경우 부·울·경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대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진행된 조사에 대비해 약 3%p가 증가한 수치다.
특히 부·울·경 시·도민들은 동남권 관문공항 문제가 정치쟁점화 되는 것에 대해 경계하며 조속한 검증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4.1%가 ‘정치쟁점화를 막기 위해 총선 전에 검증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답변해 이에 동의하지 않는 38.4%에 비해 현저히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관문공항 검증범위에 대해서는 ‘기술적 사안만이 아닌 정책적 사안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49.6%로 ‘기술적 검증에 국한해야 한다’는 의견 27.4%를 두 배가량 앞섰다.
수도권의 비정상적인 과밀화와 집중화를 막기 위해 부·울·경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형성해야 한다는 ‘메가시티론’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대부분은 ‘동의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항하는 통합경제권으로서 부·울·경 발전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는 만 18세 이상 부·울·경 시·도민 2028명을 대상으로 1월 16과 17일 이틀간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서 수행했다. 조사결과는 신뢰수준 95%(표본 오차 ±2.2%p)를 나타냈다.
(사)동남권관문공항추진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최근 정세균 총리 임명으로 김해신공항 검증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상황”이라며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제대로 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위해 정부에 조속하고 공정한 검증을 더욱 강하게 촉구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