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흥 마방의 외산 3세마 명진플라이와 다이나믹커밍은 체격과 혈통이 좋고 작전 펴기 용이한 선입형이어서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명진플라이(3세·거·5전2/2/0·(주)자성실업·박대흥 부:CONSTITUTION 모:CHARISMATA 레이팅:65)
명진플라이는 직전 다섯 번째 경주에서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2위권 마필들을 5마신이나 따돌리고 압승하며 신예 강자로 급부상했다. 데뷔전부터 꾸준한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직전 경주를 통해 완벽한 전력 향상을 보이며 한 단계 점프한 것으로 평가돼 앞으로의 전망이 한층 밝아졌다.
데뷔전 입상률이 매우 높은 박대흥 마방의 마필답게 데뷔전부터 좋은 성적을 거뒀다. 당시 단승식 14.0배로 인기 5위에 그쳤지만 결과는 2위였다. 킹즈스텝(현재 2군)이 압도적인 선행력을 발휘하며 우승한 경주에서 선입으로 레이스를 펼치다가 막판에 뒷심을 발휘하며 2위로 골인했다. 복승식 3.1배를 형성하며 압도적 인기를 모았던 브리가디어제너럴과 문학에카티를 꺾으며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두 번째 경주에서는 첫 승을 올렸다. 데뷔전에서 좋은 경주력을 보여 이번에는 인기 1위를 기록했는데, 결과도 1위였고 경주내용까지 좋았다. 12번 게이트에서 출발, 시종일관 외곽을 크게 선회했음에도 막판까지 탄력을 이어가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데뷔전에 비해 순발력이 보강되었고, 거리 손실을 보고도 우승했다는 점에서 좀 더 발전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세 번째 경주에서는 단승식 1.4배로 압도적 인기를 모았지만 2위에 그치고 말았다. 문세영이 기승해 선입 전개로 최선을 다했음에도 디케이나린(단승 17.1배)이 예상외의 괴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당일 주로는 함수율 19%로 포화상태. 선행마에게 매우 유리한 상황이었다. 3위권과의 차이가 6마신으로 제법 컸다는 점, 전반적인 경주력도 좋았다는 점에서 명진플라이가 못 뛰었다기보다 디케이나린이 잘 뛴 경주로 결론을 내렸다.
네 번째 경주는 2세마 최강자들이 총출전한 과천시장배(L) 대상경주였다. 국산마 라온퍼스트가 괴력을 발휘하며 우승, 스피돔이 2위를 기록한 경주였다. 명진플라이는 출전마 14두 중 10위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당시에 단승식 30.3배로 전혀 주목받지 못했기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복병 노릇을 해줄 것으로 기대해 조금은 아쉬운 결과였다. 초반부터 후미권에서 레이스를 펼쳐 막판에도 격차만 줄였을 뿐 입상권 진입은 역부족이었다.
다섯 번째 경주에서는 앞서 밝힌 대로 예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걸음으로 압승을 거뒀다. 단승식 9.2배로 인기 4위에 그쳤지만, 막판에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예상외의 완승을 거둔 것이다. 과천시장배 준우승마 스피돔(단승 1.5배)을 비롯해 캣츠미라클, 디케이나린 등 능력마들을 완파하며 한발 늦게 강자의 대열에 진입했다.
데뷔 당시 체중이 468kg에서 현재 488kg으로 늘어났고, 직전 경주를 통해 완벽한 전력향상도 보였기에 18조 박대흥 마방의 기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다이나믹커밍(3세·수·4전1/1/1·이원태·박대흥 부:GEMOLOGIST 모:STORM COMING 레이팅:55)
다이나믹커밍은 명진플라이와 함께 박대흥 마방의 미래를 책임질 기대주로 평가된다. 510kg대의 좋은 체구와 혈통을 타고났고, 직전 네 번째 경주에서 첫 승을 기록하며 뚜렷한 전력 향상도 보여 앞으로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데뷔전에서 명진플라이와 마찬가지로 인기 순위는 4위에 그쳤지만 결과는 2위를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대부분의 마필들은 데뷔전을 1000m로 치르는 게 보통. 박대흥 조교사는 이 마필의 특징을 잘 알고, 일부러 1300m에 출전시켰다. 당시 필자도 왜 1300m에 출전시켰는지 궁금했는데, 경주가 끝나고 나서 납득할 수 있었다. 무난한 출발을 보인 후, 2선에서 레이스를 전개했다. 4코너까지 2위 그룹을 형성하며 직선주로에 들어섰는데, 결승선 통과할 때까지 그 걸음을 그대로 유지하며 2위로 통과한 것이다.
막판 걸음은 탄력적이라고 볼 수 없었다. LF(마지막 200m)가 14초3이 나왔다는 것은 탄력적인 걸음과는 거리가 멀다. ‘꾸역꾸역’ 뛰었다고 보는 게 맞다. 다이나믹커밍은 순간적인 스피드보다는 전 구간을 꾸준하게 뛰는 스태미나형이라 박대흥 조교사가 제대로 간파하고 1300m에 출전시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본다.
두 번째 경주에서는 인기 1위를 기록했지만, 결과는 3위에 그쳤다. 이번에는 1000m 출전. 데뷔전과 마찬가지로 외곽선입으로 레이스를 펼치다가 막판 결승선 통과 시에 ‘춘산’에게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왜 1000m 경주에 출전시켰는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경주가 끝나고 보니 역시 1000m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세 번째 경주는 과천시장배(L) 대상경주. 출전마 14두 중 8위에 그쳤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부진한 성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필자는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고 본다. 시종일관 외곽을 선회했음에도 2위마 스피돔과의 차이가 불과 4마신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단승식 배당이 82.3배로 인기 13위였던 점을 감안해볼 때 선전한 결과였다.
네 번째 경주에서는 드디어 첫 승을 올렸다. 2위마를 5마신이나 따돌리는 완승이었고, 전반적인 경주력도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이었다. 경주마로서 서서히 완성돼 가는 느낌이랄까.
출발은 늘 그렇듯 무난했다. 중위권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약 300m 지점부터 중속을 발휘하며 빠르게 2위로 올라섰다. 단독선행을 나선 ‘레벨탑’ 바로 뒤에 자리 잡은 후 직선주로에서 성큼성큼 앞서가며 여유 있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전 경주와 비교해볼 때 레이스 운영이 한층 안정돼 보였고, 경주마로서의 근성도 처음으로 느끼게 했다. 아마도 이번 경주가 경주마로서의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부마 제몰로지스트(Gemologist)는 씨수말로 데뷔한 지 4년 만인 2019년 미국 리딩사이어 50위에 오를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국내에는 13두가 도입되었다. 그중 ‘스프링백’과 ‘메디치글로리’가 1군에 진출했다. 모마 스톰커밍(Storm Coming)은 다이나믹커밍이 첫 자마라 평가할 수는 없지만, 조부마 하드스펀(Hard Spun)이 2019년 리딩사이어 6위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향후 기대치를 높여볼 수 있다. 좋은 체격과 혈통, 그리고 최고 명문 마방 박대흥 소속이란 점에서 미래가 매우 밝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