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채용비리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은행장 재직 시절 임원 자녀 등 특혜 채용 혐의를 받고 있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018년 11월 19일 오후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 청사로 들어서는 모습. 사진=고성준 기자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부장 손주철)는 22일 오전 조 회장에게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신한은행장 재임 시기 특정 지원자의 지원 사실과 인적 관계를 인사부에 알려 채용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일부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조 회장은 당시 신한은행장으로 신입행원 채용을 총괄하면서 인사부에 특정 지원자의 인적사항을 알렸다”며 “해당 지원자의 합격을 명시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최고 책임자로 특정 지원자의 정보를 알린 것만으로도 업무를 해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특정 지원자를 구체적으로 합격시킬 것을 요구하지 않은 만큼 형의 집행을 유예할 사유가 충분하다”면서 집행유예를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재판 후 법정을 나온 조 회장은 “동고동락했던 후배 직원들이 아픔을 겪게 돼 회장이기 전에 선배로 매우 안타깝고 미안하다”며 “항소를 통해 다시 한 번 공정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채용구조와 관련해서는 “미흡한 점이 있다면 개선하겠다”고 했다.
조 회장은 2015~2016년 신한은행장 재임 시 임원 자녀와 외부청탁을 받은 지원자 등을 특혜 채용했다는 혐의로 구속됐다. 조 회장이 최악의 법정 구속 사태를 피하면서 신한금융은 지배구조 불확실성 우려를 덜어냈다. 조 회장은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되면 2023년까지 회장직을 유지할 수 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