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박근혜 정부 시절 비선실세로 군림했던 최서원 씨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국정농단 당사자 최순실씨가 2018년 8월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박정훈 기자
검찰은 22일 서울고법 형사6부(오석준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최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에서 최 씨에게 징역 25년과 벌금 300억 원을 선고하고 70억 5281만 원의 추징을 명령해 달라고 요구했다. 징역 25년은 특검이 2018년 6월 최씨 2심에서 한 구형과 같은 형량이다.
검찰은 “국정농단의 주요 책임은 최 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있다”며 “특히 최 씨는 친분관계를 이용해 반헌법적으로 국정에 개입하고 사적이익을 추구해 그 책임이 박 전 대통령에게 버금간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씨는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요구에 불응했고, 이로 인해 최종적으로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가 발생했다”며 “최 씨는 아직까지도 본인이 사익을 추구한 적도 없고, 어떤 기업도 알지 못한다며 여전히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다”고 질책했다.
검찰은 안 전 수석에게는 징역 6년에 벌금 6000만 원, 추징금 1990만 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뇌물을 수수한 사실이 인정되고 최 씨와 공모해 재단 출연 납품 계약 등에 관여한 부분도 확인됐다”면서도 “뇌물 수수 외 나머지에 대해 피고인 본인이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 씨는 최후진술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언급하며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법이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하는데 조국 가족을 현 정부가 이렇게 보호할 이유가 무엇이냐”면서 “내 딸은 중졸로 만들었고 국가대표 자격도 박탈됐는데, 조국과 그 딸은 왜 보호하냐. 조국 부인은 모자이크 하면서 제 딸은 전부 공개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또 “국정농단은 기획되고 조작된 가짜뉴스로 시작돼 음모로 꾸며졌는데도 (법원이) 여론에 떠밀려 20년을 선고한 것은 억울하고 부당하다”며 “제 남은 삶이 얼마인지 모르지만 남은 시간 손자들에게 사랑을 주고 어린 딸을 치유해줄 수 있는 시간을 달라”고 호소했다.
최 씨 측 이경재 변호인도 “무죄 추정의 원칙,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말라는 기본원칙을 따른다면 뇌물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기환송심 선고는 2월 14일 오후 3시에 열린다.
최 씨는 박 전 대통령, 안 전 수석과 공모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원사들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 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또 삼성그룹으로부터 딸 정유라 씨의 승마훈련 지원, 재단 출연금,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으로 수백억 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