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을 차지한 한국. 사진=대한축구협회
26일 저녁 9시 30분(한국 시각)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결승전을 치렀다. 이 경기에서 연장 혈투 끝에 정태욱의 결승 골로 1-0 승리를 거머쥐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숱한 고비를 넘었다. 한국이 넘었던 3가지 고비를 정리했다.
1. 조별리그 1차전 중국전
첫 경기 중국전, 한국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선수들의 몸은 무거웠고, 서로 호흡은 맞지 않았다. 중국의 날카로운 역습에 몇 차례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김진규의 롱패스를 이동준이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1-0 승리를 거뒀다.
만약 이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거뒀다면, 김학범호는 상당한 위기를 맞이했을 것이다. 여론과 팬들은 김학범호를 흔들었을 것이고, 남은 대회 운영도 김학범 감독의 구상대로 치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첫 단추를 잘 끼우며 남은 일정을 수월하게 치를 수 있게 됐다.
2. 8강 요르단전
8강 요르단전에서 한국은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갔지만, 후반 중반 실점을 허용하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실점 이후 요르단이 공격의 속도를 높이며 연거푸 위기를 초래했다. 수비진과 송범근 골키퍼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역전을 허용하지는 않았지만, 분위기는 이미 요르단에 넘어가 있었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이동경이 본인이 직접 얻은 프리킥을 득점으로 연결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 득점으로 한국은 연장을 치르지 않고 4강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에서 무더운 날씨와 짧은 경기 사이 간격으로 한국은 체력 안배에 큰 초점을 뒀다.
만약 이 경기에서 연장에 갔다면, 4강 호주전에서 체력적 어려움에 시달렸을 것이다. 실제로 8강에서 연장까지 치르고 온 호주는 4강에서 체력적으로 힘든 모습을 보이며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다.
또한, 부진했던 에이스 이동경이 이 경기에서 골 맛을 보며 심리적 부담감을 털어낸 것도 호재였다. 이 득점 이후 눈물을 쏟아낸 이동경은 이후 4강전에서 결승 골, 결승전에서 도움을 기록하며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3. 결승전
사상 첫 대회 우승을 노리는 한국은 난적 사우디아라비아를 만나 힘겨운 승부를 펼쳤다. 이전까지 대회에서 1실점만을 내준 사우디아라비아는 단단한 수비로 한국을 괴롭혔다. 후반전 막바지에는 공격을 퍼부으며 한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한국은 결승전에서 이번 대회 첫 연장전을 치렀다. 연장까지 가서도 승부는 쉽게 결정 나지 않았다. 그러나 8강부터 자신감을 회복한 이동경이 연장 후반, 정확한 크로스로 정태욱의 결승 골을 도우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국은 이 득점으로 이 대회에서 4번의 도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게 됐다. 김학범 감독은 지난 2018 아시안게임에 이어 2번의 대회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치르는 접전 끝에 우승컵을 거머쥐는 경험을 하게 됐다.
서정호 객원기자 tjwjdgh9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