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4·15 총선을 앞두고 13번째 영입 인사로 이수진(50) 전 수원지법 부장판사를 영입했다. 이수진 전 부장판사는 ‘양승태 사법부 사법농단’ 관련해 의혹을 폭로했던 인물이다.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영입인재 행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판사 영입 기자회견을 가졌다. 민주당은 “이 전 판사는 대법원 사법농단 최대 피해자 중 한 명”이라며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를 비판하는 등 법원 내 사법개혁에 앞장서 온 소신파 판사”라고 소개했다.
이수진 전 판사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개혁 대상인 법원이 스스로 개혁안을 만들고 폐부를 도려내기란 쉽지 않다. 법원 내부 의견을 존중하면서 동반자적 관계로 협의할 수는 있지만 결국 외부에서 건강한 동력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삼권분립의 또 다른 축인 국회 역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전 판사는 지난 2016년 대법원 재판연구관 재직 당시 양승태 대법원장 인사 전횡을 비판하는 공개토론회 개최를 막으라는 법원행정처 지시를 거부해 대법원에서 퇴거당한 사실도 언급했다. 그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무분담과 인사평정에서 불이익을 받는 ‘블랙리스트 판사’가 됐다”며 “1심 재판을 약화시키고 법원의 구조를 공룡처럼 만들려는 상고법원을 반대했다는 이유, 법원 내 불의한 압력을 물리쳤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관으로서 제 자존감은 짓밟히고 판사로서 자긍심은 무너져 내렸다”며 “원칙을 지키는 사법부, 공정한 재판, 투명하고 정의로운 판결로 이어지는 제도와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전 판사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와 관련해 사법개혁 실현과 사회적 약자 보호를 제시했다. 그는 “오래 주저했지만 사법개혁을 위한 연구보고서들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현실을 보면서 정치를 통해 바꾸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법률로 인권이 보장되는 사법개혁을 완수하겠다”고 했다. 이어 “법원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보호하기 위해 존립해야 하지만 고위법관들 스스로가 인권을 외면하고 있다”며 “수많은 법관들과 함께 국회에서 법률로 인권이 보장되는 사법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전 판사는 충남 논산 출신으로 1996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2년 사법연수원 31기를 수료하고 인천지방법원에서 법관 근무를 시작했다. 이어 서울고법, 중앙지법, 남부지법에서 근무했으며, 수원지방법원 부장판사로 재직하다 지난 3일 사표를 내고 4·15 총선 출마 계획을 밝혔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