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네 번째 환자가 우한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격리되기까지 172명과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내 음압격리병상. 사진=연합뉴스
28일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전날 발생한 네 번째 확진환자인 55세 한국인 남성에 대해 파악한 접촉자와 이동 경로를 공개했다. 이 환자의 접촉자는 172명이며 밀접접촉자는 95명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 환자는 20일 대한항공 우한발 직항편(KE882)을 이용해 당일 오후 4시 25분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다. 오후 5시 30분쯤 공항버스 8834번으로 평택 송탄터미널로 이동했고, 이후에는 택시로 평택시 자택에 갔다.
귀국 다음 날인 21일에는 평택 소재 의료기관인 365 연합의원에 방문한 뒤 자동차를 이용해 귀가했다. 오갈 때 동승자는 없었다. 의료기관은 당시 전산시스템(DUR)을 통해 우한 방문력을 확인했지만 중국을 다녀왔다고만 답했다고 보건당국에 진술했다. 의무기록을 확인해 봐도 당시 환자는 발열은 없었고 콧물과 몸살 기운만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후 환자는 22~24일에는 평택 자택에만 머물렀다. 25일에는 발열과 근육통으로 앞서 방문한 의료기관을 재방문했으며 우한 방문력을 밝히고 진료받은 뒤 보건소에 신고돼 능동감시를 받았다. 26일에는 근육통이 악화해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폐렴을 진단받았고, 보건소 구급차를 이용해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분당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뒤 27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모든 과정에서 네 번째 환자의 접촉자는 총 172명이고, 밀접 접촉자는 95명이다. 질본은 환자 진술과 함께 카드 사용 내역, 핸드폰 위치 변동 여부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이동 경로와 접촉자를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밀접접촉자는 대부분 항공기와 버스 탑승객, 의료기관에서 함께 진료받은 사람 등으로, 이들 가운데 가족 1명이 유증상자로 분류됐지만 음성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밀접 접촉자들은 자가에 격리한 뒤 경과를 지켜보고 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