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입국하는 교민들을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 공무원 교육시설에 나눠 격리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29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상황 및 향후 조치계획과 관련해 브리핑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3차 회의를 개최하고 중국 우한 귀국 국민 임시생활시설로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지정했다고 최종 발표했다. 30∼31일 전세기로 귀국하는 우한지역 교민 약 700명이 김포공항에 도착하면 인재개발원 두 곳에 수용하겠다는 내용이다.
경찰인재개발원은 177만여㎡ 부지에 각각 1800석, 460석 규모의 공연시설과 대운동장, 실내수영장, 무도장, 체육관이 들어서 있다. 638개 방(2인 1실)에서 하루 최대 1276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고 방마다 개인 침대와 사워 시설이 완비돼 있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충북 혁신도시 동남쪽에 13만 3000㎡ 규모로 조성됐으며 업무동, 교육 시설, 기숙사, 매점, 식당 등 시설이 갖춰져 있다. 우한 교민들을 분리 수용할 기숙사는 1~4인실 219실이다.
이 소식에 해당 주민들은 이날 오후부터 농기계와 차량으로 시설 정문을 막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아산시 주민들은 인재개발원 정문을 트랙터와 화물차, 승용차 등으로 차단하는가 하면 아산경찰서에 인재개발원 앞 집회 신고를 했다. 충북 진천 주민들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길에 트랙터와 화물차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교민 출입을 차단했으며 ‘중국 우한 교민 수용 결사반대’ 펼침막을 들고 집회에 나섰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나섰다.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충남 아산시갑)은 성명서를 통해 “격리시설 관련 입지 선정과 관련해 정부의 고충을 이해하지만 일방적인 아산 소재 경찰인재개발원의 보호시설 선정을 결단코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경찰인재개발원 인근에는 아파트 단지를 비롯해서 수많은 아산시민이 거주하고 있는 등 여러 문제점과 제약 요인이 있어 격리시설로 적합하지 않다”며 “인근 천안시민과의 정서적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대수 한국당 의원(충북 증평·진천·음성)도 페이스북에 “수용시설이 검토되는 충북 혁신도시는 직선거리 2km 이내에 어린이집 28개소, 유치원 3개소, 초등학교 3개소, 중학교 2개소, 고등학교 1개소에 6500여 명의 학생들이 있고 12개의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약 1만 1000세대 2만 6000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며 “혁신도시 인근은 농촌지역으로 고령의 어르신들이 많아 질병정보에 취약하고 소독 등 감염방지 대책도 미흡하다”고 우려했다. 진천군의회도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진천군은 질병관리본부나 정부로부터 인재개발원 수용계획에 대한 어떤 협의나 합의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