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민희를 주연으로 한 홍상수 감독의 24번째 장편 영화 ‘도망친 여자’가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사진=고성준 기자
30일 영화계에 따르면 홍 감독의 신작 ‘도망친 여자’는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공식 초청을 받는 한편, 올봄 국내 개봉을 확정지었다. 그의 연인이자 ‘뮤즈’로 알려진 배우 김민희가 주연을 맡았으며 서영화, 송선미, 김새벽, 권해효 등이 출연한다.
‘도망친 여자’는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 없었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두 번의 약속된 만남과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감희의 이야기를 다룬다.
앞서 1월 29일(현지시간) 베를린 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오는 2월 20일부터 3월 1일까지 열리는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홍상수 감독의 ‘도망친 여자’가 초청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집행위원장 카를로 샤트리안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우리가 어떻게 소통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존재한다는 것과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인간조건에 관한 영화다. 매력적이며 신비로운 보석 같은 작품인 ‘도망친 여자’는 다시 한번 무한 종류의 세계들이 가능함을 암시한다”고 평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것은 ‘밤과 낮’(2008),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에 이은 네 번째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배우 김민희는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편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2015년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촬영하면서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배급시사회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불륜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이들은 이후 3년간 국내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해외 영화제 등 국외 공식 행사는 함께 참석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홍상수 감독은 부인 A 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까지 제기했으나 지난해 6월 1심에서 패소했다. 이후 홍 감독은 “사회적 여건이 갖춰지면 다시 한 번 법원의 확인을 받을 것”이라며 항소하지 않은 채 별거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