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는 시흥화폐 ‘시루’의 성공적인 정착을 통해 골목상권을 살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 한다는 비전이다. 사진은 임병택 시흥시장이 지역 전통시장을 방문해 ‘시루’로 장을 보며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모습. 사진=시흥시 제공
[일요신문] 소비의 역외유출을 막아 지역 소상공인들의 소득을 높이고, 골목상권을 살려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도입된 시흥화폐 ‘시루’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흥시에 따르면, 지난해 시루는 모든 가맹점에서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다. 그 결과 총 383억 원(모바일 276억 원, 종이 107억 원)이 발행·판매돼 당초 목표를 192% 초과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맹점도 6096개에 달했다.
지난해 말 인천대학교에 의뢰한 시흥화폐 시루의 효과 분석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시루 유통에 따른 세수 증가 효과는 최소 45억 원에 이르고 시루가 가맹점당 평균 733만 원의 매출을 담당해 골목상권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역 결과 재유통을 고려한 실제 통화량은 약 508억 원으로, 시흥시 지역내총생산(GRDP) 12조 원의 약 0.42% 규모로 확인됐다. 통상적으로 지역화폐가 지역경제에 유의미한 결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GRDP의 1% 정도 차지해야 하는 한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감안할 때 시루는 도입 1년 만에 그 절반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한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시흥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모바일 시루의 성공은 더욱 괄목할 만하다. 모바일 시루는 시흥시 경제활동인구의 18%인 5만 978명이 사용하고 있으며, 사용량은 종이 시루의 2.6배, 가맹점당 평균 결제금액도 120건, 4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는 스마트폰으로 구매와 결제가 가능한 간편함이 있고, 가맹점은 수수료 부담을 덜 뿐만 아니라 은행에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모바일 시루의 편리함이 시민들로부터 인정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시루의 성공적인 정착에 시민들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시흥시가 자체적으로 시행한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시루 사용자의 88%가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향후 사용계획에 대해서도 45.2%가‘더 많이’, 45.5%는 ‘지금처럼’이라고 답해 시흥화폐 시루가 골목경제 경쟁력 강화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시흥시는 올 한해 시흥화폐 ‘시루’의 안정적 정착과 지속가능성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2020년도 시흥화폐 ‘시루’의 운영목표. 사진=시흥시 제공
이에 따라 시흥시는 올 한 해 시루의 안정적 정착과 지속가능성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획 아래 2020년 시흥화폐 시루의 운영목표를 발행 400억 원, 가맹점 7000개 확보로 설정하고, 지난해 운영 결과와 사용자의견 등을 반영한 보완 및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시흥시는 지난 1월 6일부터 소비자가 모바일과 종이화폐를 자유롭게 선택 구매할 수 있도록 ‘모바일-종이화폐 통합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또한 더욱 다양한 곳에서 소비될 수 있도록 월간 할인판매 금액을 40만 원에서 80만 원으로 확대하고, 부정 유통 방지를 위해 모바일 시루 결제 시 현금영수증 설정을 의무화했으며, 상반기 중에는 종이 시루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오만원권 시루도 발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도입 초기 시루를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해 온 10% 특별할인은 오는 4월까지만 진행하고 이후에는 상시 5% 할인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할인 혜택 축소와 관련해 윤희돈 시흥시 경제국장은 “시흥화폐 시루의 운영에 있어 올해 가장 중요한 목표는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할인 혜택이 있어야만 유통되는 시루를 넘어 ‘지역경제를 살리는 착한 소비’라는 인식 확산과 ‘자립경제 구축 및 지역공동체 강화’라는 가치 부여를 통해 자발적 시민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시흥시는 지역화폐의 진정한 가치를 알리고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시흥화폐 발행위원회를 통한 지역사회와의 소통 확대, 소비자·가맹점·동별·상권별·단체별 찾아가는 시루 설명회 상시 개최, 지역화폐학교를 통한 시민 교육, 사용자들로 구성된 자발적인 시민홍보단 운영 등 시루 홍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모바일시스템 안정화와 서비스 확장을 위해 지역생산품 유통이 가능한 온라인 결제시스템 구축, 결제 속도 개선, 사용자 편의 기능 개선 등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한 상권별 경제효과 분석 및 피드백, 부정 유통 단속, 시흥지역 경제 데이터베이스 구축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 같은 시흥화폐 시루 활성화 정책 추진과 관련해 윤희돈 국장은 “시루는 전국 177개 지역화폐 도입 지자체 중 질적으로 가장 성공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며 “시루가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시흥의 자부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손시권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