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 케닌(15위·미국)이 1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가르비녜 무구루사(32위·스페인)를 제압하고 우승한 후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케닌은 이날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케닌은 1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가르비녜 무구루사(32위․스페인)에게 2-1(4:6/6:2/6:2) 역전승을 거뒀다.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케닌은 우승상금 412만 호주달러(32억 9000만 원)를 받았다.
케닌의 메이저대회 성적은 2019년 프랑스오픈 16강이 최고였으나,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에서 세계 1위인 애슐리 바티(호주)를 4강에서 제치고 결승에 올랐다.
케닌은 만 21살 80일에 우승했다. 이는 2008년 마리야 샤라포바(당시 만 20살 9개월) 이후 호주오픈 최연소 여자단식 우승자 기록이다.
케닌은 우승을 차지한 뒤 “제 꿈이 공식적으로 이뤄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는 6~7살이던 과거 촬영한 영상에서 “챔피언이 되고 싶고 세계 1위도 되고 싶다”고 말했다. 케닌의 ‘공식적으로 꿈이 이뤄졌다’는 말은 어린 시절 이 동영상과 연관된 것으로 전해진다.
케닌의 승리와 함께 그의 가족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케닌의 아버지이자 코치인 알렉산더 케닌은 1987년 당시 소련을 떠나 미국 뉴욕으로 이주했다. 알렉산더는 “진짜 세계를 경험하고 싶었고 아이들에게 더 좋은 미래를 안겨주고 싶었다”고 이주 이유를 설명했다.
알렉산더는 미국에서 영어와 컴퓨터를 배우고 밤에는 운전 일을 하며 ‘아메리칸 드림’을 키워나갔다. 그는 “힘들었지만 살기 위해서는 다 하게 되더라”라고 회상하기도 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