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1일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민주당 확대간부회의 모습(사진 출처:민주당)
[일요신문=광주] 강효근 기자=민주당 호남(광주·전남·전북)권 후보들이 신종코로나로 세몰이가 막히면서 엎친 데 겹친 격이 되고 있다.
특히 현역을 뽑겠다는 비율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높은 호남지역으로써는 비민주당 현역의원들에게는 득(得)이 되고 있지만, 민주당 예비후보들에게는 악재(惡材)가 되는 것이다.
호남권은 민주당 지지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다. 하지만, 현역의원 비율은 민주당에 비해 비민주당 의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민주당으로써는 비현역이 다수인 호남권의 경우 현역의원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민주당 예비후보들에게는 민주당 내 경선이 자신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러나 4·15총선 69일을 앞둔 현재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어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경선과 세몰이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려는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유권자들이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를 꺼리고 있을 뿐 아니라 민주당 예비후보자들도 이 시국에 사람을 동원해서 사무실 개소식을 했다가는 득(得)보다는 바이러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계산으로 계획을 취소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3일 광주서 태국 여행을 다녀온 관광객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양성 반응으로 확진자가 나오면서 광주는 물론 호남권 전체가 대형쇼핑몰은 물론이고, 관공서나 일반인까지 대중이 모이는 행사 자체가 취소되면서 인지도가 낮은 후보들이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길이 막히면서 애를 태우고 있다.
실제로 호남권 의석분포는 대안신당이 7석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최근 일부 무소속 의원의 입당으로 의석수가 늘어난 더불어민주당 6석으로 뒤를 잇고 있다. 이어서 바른미래당 5석, 민주평화당 4석, 새로운보수당 1석, 무소속 5석으로 호남권 전체의석은 28석으로 민주당은 전체 의석의 21%에 불과하다.
여기에 호남권은 현역의원을 다시 뽑겠다는 비율이 유일하게 높은 지역으로 조사됐다. 세계일보가 창간 31주년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월 26∼28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1대1 전화 면접조사(CATI)로 진행한 여론조사서 현역의원을 다시 뽑겠다는 응답이 39.3%로 뽑지 않겠다고 응답한 34.4%보다 높았다.
따라서 지금 확산하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민주당 예비후보들의 선거운동이 지난 2018년 지방선거와 같이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를 무기 삼아 시끌벅적하게 사람을 동원하는 세몰이를 할 수 없다. 이것은 민주당 후보들로서는 경선 흥행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고, 이는 곧 인지도가 낮은 민주당 예비후보들에게는 악재(惡材)가 되지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현역의원들에게는 득(得)이 되는 형국이다.
이런 형국을 말해 주듯 예전 같으면 호남권 곳곳이 어디를 가나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선거이야기로 열띤 토론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나, 지금은 선거운동 모습은 볼 수 없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관련 이야기와 내용들이 실제공간이나 SNS공간에서 주된 주제가 되면서 선거는 관심 밖으로 떠밀렸다.
결국 이런 형국이 지속할 경우 일반 유권자들은 투표 날이 되어도 출마 후보자들의 정책과 이력을 모른 체 깜깜이 투표를 할 확률이 높고, 이 경우 아무리 참신한 후보가 나왔어도 유권자들은 자신이 모른 후보보다는 기존에 알고 있던 현역의원을 선택할 확률이 높아 결국 민주당 후보들이 자신의 낮은 인지도를 어떻게 높이는 것에 따라 이번 선거의 당락을 좌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세계일보 여론 조사는 유선전화와 무선전화를 혼용한 RDD 방식(유선 15%+무선 85%)을 표본으로 해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1:1 전화 면접조사(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또한, 2019년 12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 연령, 지역별로 가중값(셀가중)을 부여했으며 응답률은 10.1%(총 통화 시도 9,946건)이며 표본오차는 ±3.1%p, 신뢰수준은 95%다.
이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www.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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