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월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86그룹 트라이앵글로 꼽히는 이인영 우상호 송영길 의원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기동민 김영진 우원식 위성곤 인재근 홍익표 김민기 신동근 의원 등이 무경선 티켓을 따냈다. 민주당 의원 중 경쟁자 없는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현역 의원은 64명이다. 이는 현역 의원 출마자의 59%에 달한다.
즉각 이해찬발 물갈이 논란을 둘러싸고 ‘공갈포 논란’이 일었다. 현역 의원들의 무임승차를 꼬집는 목소리였다. 여기엔 86그룹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러자 민주당은 서둘러 단수 공천자도 ‘적합도 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관전 포인트는 ‘총선 이후’다. 86그룹 내부에선 “친문(친문재인)계에 버금가는 포스트 주자를 키우자”라며 세력화 움직임도 엿보인다. 한 관계자는 “포스트 총선의 목표 지점은 차기 대권”이라며 “이인영 우상호 송영길 의원 등이 21대 국회에 입성한다면, 당연히 대권 도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5월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인영 의원은 친문계인 김태년 의원을 꺾고 비주류 반란을 일으켰다. 86그룹으로선 당권이든 대권이든 한번 해볼 만한 게임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얘기다.
변수의 ‘86그룹 한계론’이다. 그간 86그룹은 몇 차례 민주당 당권과 대권 도전에 나섰다. 결과는 참패였다. 이인영 의원은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2016년 2·8 전당대회에 나섰지만, 득표율은 고작 12.93%였다.
앞서 2012년 민주통합당(현 민주당) 6·9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우상호 의원의 득표율도 7.5%에 불과했다. 2010년 민주당 10·3 전당대회 당시 86그룹은 이인영 의원을 단일 후보로 추대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운동권 그룹 내부의 기수 문화부터 파괴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1987년 6월 항쟁 당시 만들어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의장 출신이다.
이에 대해 86그룹과 가까운 여권 관계자는 “86그룹은 단 한 번도 계파를 만든 적이 없다. 86 프레임도 정치권에서 쓰는 말”이라며 “21대 총선 이후에도 대규모 계파를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