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비어 있는 우한 거리 전경. 사진=현지 언론인 제공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현재 우한 밖으로 나가는 것은 쉽지 않다. 회사원인 26세 남성 A 씨는 “회사 등에서 증명서를 줘야 우한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서 “하지만 거꾸로 우한을 나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라고 전했다. 개인사업자인 38세 남성 B 씨는 좀 더 자세한 상황을 들려줬다.
B 씨는 “공항 기차역 버스 정류장 등은 일체 출입금지 상태다. 아예 들어갈 수가 없다. 폐쇄됐다고 보면 된다. 지역 전체를 나눠서 구역별로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부득이한 경우 통행증이 있으면 우한 밖으로 나갈 수 있다. 병 치료를 하거나 생존을 위해 출근을 해야 하는 때다. 또는 병원에 물품을 공급하거나 폐렴 치료에 도움을 줄 때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주민이 다니고 있던 학교나 회사는 대부분 무기한 휴교 또는 휴업에 돌입했다. B 씨는 “학교는 언제 개학할지 미정이다. 이를 대비해 학교 측은 온라인 강의를 준비 중이다. 기업과 관공서는 원래 2월 3일부터 업무 시작이다. 가스 금융 통신 물류 등 생활 필수 업종 외에 기타 업체는 대부분 휴업을 연장했다”고 전했다. A 씨는 “업무를 시작한 회사에서도 대부분 재택근무 중”이라고 했다.
이처럼 우한 주민은 현재 정부 당국 지시에 따라 자택에 머물고 있다. 인터넷상엔 우한 주민이 시간을 보내는 여러 장면들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A 씨는 “집에서 회사 업무를 해결하고, 영화를 보거나 인터넷을 한다. 친한 친구들과 영상통화를 통해 노래를 부르거나 대화한다”고 했다. B 씨도 “TV를 보거나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낸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생필품들은 어떻게 조달할까. 최근 몇몇 언론에선 우한 주민이 생필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A 씨와 B 씨는 “생활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A 씨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고, 개인 용무로 자가용을 이용할 순 없지만 생필품을 사는 데 불편함은 없다. 인근 대형 마트가 24시간 영업 중”이라고 했다. B 씨도 “소형 마트들은 문을 닫았지만 대형마트에 야채 육류 등 공급이 충분하다. 후베이성 등 기타 지역에서 야채 등을 많이 지원해 먹고 생활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귀띔했다.
B 씨는 신종 코로나가 심각한 상황인 것은 맞지만 의외로 주민들은 차분한 상태라고도 전했다. B 씨는 “정부 지시대로 외부 출입을 삼가하고 마스크 착용을 습관화하고 있다”면서 “소문처럼 그렇게 공포심이 퍼져 있진 않다”고 전했다. B 씨는 “우한 주민들이 과하게 행동하고 있다는 얘기도 사실과는 다르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우한 당국의 신종 코로나 대응에 대해서도 자세히 말했다. A 씨는 “의료 자원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여러 지역에서 전문가와 의료진을 우한으로 보내줘 점점 좋아지고 있는 중”이라면서 “곧 진화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전했다.
B 씨는 “현재 3000여 개 침대를 갖춘 임시병원이 설치돼 운영에 들어갔다. 의료물품과 약품들도 초반엔 부족했지만 지금은 국내외 지원으로 충분해졌다. 바이러스를 다루는 의사들도 우한에 집중 투입됐다”고 했다. 이어 B 씨는 “체육관과 전시장 등의 공간에 침대를 설치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 중”이라고 했다.
아을러 B 씨는 우한 당국 초기 대응이 미숙했다는 지적에 대해 일정 부분 인정하면서도 지금은 상황이 호전됐다고 했다. 그는 “온라인을 통해 감염인원 유사인원 사망인원 완치인원이 실시간 발표되고 있다. 또 각 성과 시별로 문의 전화를 운영하고 있다. 바이러스 관련 예방조치 역시 주민들과 네티즌들에게 적극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우한=배경화 언론인